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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하다가 깜짝" 항공권, 코로나 이전보다 2배 비싸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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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하다가 깜짝" 항공권, 코로나 이전보다 2배 비싸진 이유

입력
2022.05.13 04:30
수정
2022.05.13 07:0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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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2배가량 뛴 국제선 항공권
수요는 130% 느는데, 항공편 공급 30% 증가
유류할증료도 껑충…승객 '비싸도 떠난다'

파리의 명물 에펠탑이 9일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인 노란색과 파란색 조명을 밝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는 우크라이나와 연대를 다지는 의미에서 에펠탑에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 조명을 켰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파리의 명물 에펠탑이 9일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인 노란색과 파란색 조명을 밝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는 우크라이나와 연대를 다지는 의미에서 에펠탑에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 조명을 켰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 최근 프랑스 파리에 다녀온 A씨는 항공권 예약 과정에서 몇 번을 망설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당시 300만 원대였던 비즈니스석 항공권 가격이 지난 3월 말 예약 기준 2배 오른 600만 원 후반대로 뛰었기 때문이다. 일정을 바꿀 수 없었던 A씨는 "예약시점이 늦어질수록 가격이 오를 것 같아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항공권을 예약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 완화와 함께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가운데 기대 이상으로 높게 책정된 항공권 가격 탓에 소비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가격 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는 게 항공사들의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에게 전해진 항공권 체감 가격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비해 확실하게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여름 성수기인 7월 25일~8월 15일 기준 인천~파리 왕복 이코노미 항공권(5월 예약시)의 중위권 가격은 180만~220만 원으로, 2019년 가격(100만~120만 원)에 비해 80~83.3%가량 올랐다. 이는 온라인 여행 사이트에서 예약시 가장 많이 팔리는 중위권 가격 기준으로, 동일한 항공편의 2020년 여름 성수기 가격은 100만~120만 원대, 지난해엔 110만~130만 원대에 형성됐다. 성수기 기간은 해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7월 말부터 8월 초를 기준으로 한다.

올해 여름 성수기인 7월 25일~8월 15일 기준 인천~파리 왕복 이코노미 항공권(5월 예약시)의 중위권 가격은 180만~220만 원으로, 2019년 가격(100만~120만 원) 대비 80~83.3% 뛰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올해 여름 성수기인 7월 25일~8월 15일 기준 인천~파리 왕복 이코노미 항공권(5월 예약시)의 중위권 가격은 180만~220만 원으로, 2019년 가격(100만~120만 원) 대비 80~83.3% 뛰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항공권 가격 인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공급이 줄고 코로나19로 2년여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는 폭증하면서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가격이 높게 형성된 탓이 크다. 당장, 여객 수요는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국제노선 탑승객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기 전인 올해 2월 대비 129.4% 증가한 반면, 국내 항공사의 국제노선 운항편수는 3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항공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프랑크푸르트와 런던에서 주 6회 운항해온 유럽 노선을 로마와 파리, 바르셀로나, 이스탄불 등 6개 노선에서 주 17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항공편 공급의 50%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6일 발표한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 50%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싸도 떠난다" 가격 올라도 수요 따라 올라

'비싸도 떠난다'는 여행객들의 증가도 항공권 가격 인상을 부추긴 요인이다. 가격이 오르면 구매 수요는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들어선 가격이 오르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여행을 택하는 승객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2년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5월은 성수기인 데다 연휴가 끼어 항공권이 비싼 시기"라며 "일반운임이 마감되면 더 높은 가격대로 예약되다 보니 운항 편수가 적은 상황에서는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예약되는 일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으로 덩달아 뛴 유류할증료나 환율도 항공권 가격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유류할증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항공유 가격은 2019년 5월 배럴당 80.73달러 수준이었으나 이달 기준 133.66달러로 올랐다. 그 결과 2019년 9만8,400원이었던 왕복 유류할증료가 올해엔 45만5,000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격 상승 요인에 더해 항공편 공급이 늘어나는 여객 수요만큼 따라주지 못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중위권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국토부의 국제선 운항 정상화 방침에 따르면 빨라도 내년 초는 되어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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