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박홍근 "꼭 필요한 법"... 입법 의지 확인
국민의힘 부정 기류... 하리수 "이준석 만나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차별금지법(평등법) 입법 시동을 걸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11일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본명 이경은)씨와 만나 입법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민의힘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여전히 싸늘하지만,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의지'만 있으면 입법이 가능하다.
'차별금지법 촉구' 하리수… 민주당 "부끄럽고 미안"
민주당의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하리수씨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만났다. 하씨가 요청한 면담이었다. 민주당이 하씨와 '공개적으로' 만난 건 입법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많다. 하씨는 "성별을 바꾼 지 20년 됐는데 (성소수자) 차별이 나아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차별금지법안의 국회 발의 이후 17년 동안 논의가 지지부진한 건 참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입법 의지를 확인했다. 윤호중 위원장은 "차별금지법은 '국민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헌법 정신을 다루는 법안"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3월 비대위 출범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한 바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논의가 공전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면구스럽고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했다.
임태훈 소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지도부는 (법제화를 하는 쪽으로) 의견이 조율됐다'고 했다"며 "과거 지도부와 명확히 다르다"고 말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과 권지웅 비대위원 등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간담회, 의원총회 등 당내 의견을 공식 청취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앞에선… 31일째 차별금지법 촉구 단식 진행 중
이날 국회 앞에서는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와 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활동가의 단식 농성이 31일째 계속됐다. 민주당이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것도 이들의 단식 농성과 연관이 있다. 하씨는 면담 전 농성장을 찾아 "입법 필요성을 잘 알리겠다. 힘을 내라"고 응원했다.
입법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은 아직 없다.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여야 합의로 차별금지법 제정 공청회 계획서가 채택됐지만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국민의힘이 일정을 주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이에 하씨 등은 국민의힘 지도부도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임태훈 소장은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자유∙정의 등을 차별금지법 통과를 통해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