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지체장애 이수찬씨, 초중고 검정고시 만점 획득
"법과 대학 진학해 장애인 인권전문가 되는 게 목표"
근육이 굳어지는 1급 지체장애를 딛고 초중고 검정고시를 모두 만점으로 합격한 이수찬씨. 충북교육청 제공
30대 중증장애인이 초·중등에 이어 고졸 검정고시에서 연속 만점을 받았다.
10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옥천에 사는 지체장애인 이수찬(34)씨가 지난달 9일 치러진 고졸 검정고시에서 7과목 모두 만점을 받았다.
이씨는 2020년 초졸 검정고시와 2021년 중졸 검정고시에서도 만점을 얻었다.
이씨는 근육이 쇠약·수축되는 근이영양증을 앓는 1급 지체장애를 갖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발병한 이후 그는 집에서만 생활했다.
그러다 2020년 국회의원 선거 때 옥천읍의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가 교실에 놓인 책상과 의자를 보며 다시 공부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침대형 휠체어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그는 인터넷 수강을 하면서 독학으로 공부했다.
책장을 넘기거나 답안지를 작성하는 일은 어머니와 장애인자립센터 활동보조도우미가 도와줬다.
이번 고졸 검정고시는 그가 눈으로 문제를 풀고 답을 말하면, 감독관이 OMR 카드 답안을 작성해주는 방식으로 치렀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대독, 대필할 경우 과목 당 10분 가량이 더 필요한데, 이씨는 시간 연장없이 일반 응시자와 똑같이 시험을 치러 만점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학업에 더 정진해 장애인 인권개선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장애인자립센터에서 신문기사 스크랩 일을 돕다가 장애인 인권개선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인권을 공부하기 위해 법과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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