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전직 국회의원이 현역 신분인 것처럼 위장해 신칸센 열차에 탔다가 체포됐다. 이 전직 의원은 경찰에 “옛날을 잊을 수 없어 그랬다”고 진술했다.
9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아이치현 경찰 당국은 전날 기후현 나카즈가와시에 거주하는 야마시타 야스오(79) 전 의원을 사기 및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7일 도쿄역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JR열차를 무료로 이용할 때 작성하는 신청서에 다른 현역 의원의 이름을 써서 제출했다. 그는 10여 년 전 현직일 당시 사용했던 의원 패스도 함께 제시해, 신청서를 받은 역무원은 눈치채지 못하고 나고야행 그린권을 발급해 줬다. 그린권은 일반 좌석보다 의자가 넓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일등석(그린석)에 탑승할 수 있는 열차표다.
야마시타 전 의원은 이 표를 내고 승차해 나고야역까지 가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JR도카이 측이 발권한 표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며 신청서에 적힌 현직 의원에게 연락하는 바람에 덜미가 잡혔다. 해당 국회의원이 같은 날 국회에 출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JR도카이는 다음날 현 경찰에 신고했다.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야마시타 전 의원이 용의자로 특정됐다.
나고야 현지 방송은 경찰 조사에서 그가 “옛날을 잊을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혐의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일본 국회의원은 국회 출석을 위해 도쿄와 지역구를 왕래할 때 JR 일반 열차는 물론 신칸센과 특급열차를 무료로 이용하며 그린석 탑승 역시 무료다. 또 거리 기준에 맞을 경우 한 달에 3회 무료로 항공편도 이용할 수 있다.
야마시타 전 의원은 양원제인 일본 국회에서 중의원과 참의원을 한 차례씩 거쳤다. 이후 2010년 참의원 선거에서 옛 민주당 후보로 나섰으나 낙선했다. 현재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기후현 당조직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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