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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어게인 대선' 내세워 지지층 결집... "지방선거 과반 승리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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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어게인 대선' 내세워 지지층 결집... "지방선거 과반 승리 이끌 것"

입력
2022.05.08 21:50
수정
2022.05.08 21:5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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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 출마=무한책임' 논리로 출마
수도권 지방선거 성적 따라 향후 행보 좌우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인천=고영권 기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인천=고영권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리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심판자가 아닌 일꾼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의 의미가 '대선 2라운드'임을 분명히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심판자', 자신을 '일꾼'으로 규정하면서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명분 없는 조기 등판'이란 비판을 의식한 듯,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전 민주당 대선후보로서의 '무한 책임'을 역설했다.

"대선 패배 후 문 대통령이 술 한잔 사줘"

이 전 후보는 이날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선 결과의 책임은 저에게 있다. 책임지는 길은 어려움에 처한 당과 후보들에게 조금이나마 활로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지방선거에서)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아깝게 정권을 내준 책임을 지기 위해 지방선거에서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당의 요청에 따라 "위험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는 논리였다.

기자회견 현장은 물론 메시지는 지난 대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회견 현장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2030 여성을 비롯한 '개딸'(개혁의 딸들)들과 당원들이 이 전 후보의 출마를 응원하기 위해 대거 참석해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기자회견 후엔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계양산 전통시장에서 즉석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는 "대장동에서 해 먹고 공흥지구에서 해 먹고 오등봉에서 해 먹고 부산 엘시티에서 해 먹어서 온몸이 오물로 덕지덕지한 사람이 나를 도둑으로 몰면 이게 상식적인 정치겠나"며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국민의힘에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 패배 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친문재인계 지지층에 대한 구애의 손짓도 했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관문을 나와본 것이 오늘이 네 번째"라며 "제가 사실은 죄인 아니겠나. 그래서 문밖에 나가기가 힘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마지막으로 고생했다고 술 한 잔 주시겠다고 해서 (청와대에) 갔다 온 것이 두 번째"라고 했다.

지방선거 수도권 성적에 달린 향후 행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인천=고영권 기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인천=고영권 기자

이 전 후보가 윤석열 정부 견제와 책임 정치를 출마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그의 향후 정치 행보와 맞닿아 있다. 일단 원내 진출을 통해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다. 향후 대권에 재도전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보궐선거뿐 아니라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성적에 따라 이 전 후보의 정치적 미래는 갈릴 수 있다. 또 원내에 입성한다고 해도 당내 비주류였던 이 전 후보가 순탄하게 당권을 손에 넣을지도 불투명하다. 대선 패배에 대한 충분한 반성 없이 출마를 선언한 데다 윤석열 정부에서의 '사법 리스크' 우려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제2의 정동영 될 수도" 조기 등판 우려 여전

출마 명분에 대한 논란도 진행형이다. 인천 계양을은 2004년 이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2010년 보궐선거를 제외하면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한 '텃밭'이다. 대선주자였던 거물급 인사가 자신의 정치적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대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명분이 부족한 탓이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7일 "원칙과 공적인 가치를 너무 가벼이 보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한 것도 그래서다. 당 안팎에선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2009년 보궐선거에서 텃밭인 전주 덕진을에 무소속으로 당선됐지만 그 후 정치적 영향력을 잃은 정동영 전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대선후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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