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사키 대변인은 방송인 변신 예정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 백악관 대변인이 탄생했다.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정계의 다양성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인 데다, 아이티계 이민자 출신이란 점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카린 장피에르 현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을 오는 13일 사임하는 젠 사키 대변인 후임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카린이 어려운 직무를 감당할 경험과 재능, 침착함을 갖췄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을 위해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업무를 홍보하는 일을 선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피에르 신임 대변인은 1977년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에서 아이티 출신의 부모에게서 태어나 5세 때 가족과 함께 뉴욕시 퀸스로 이주했다. 아버지는 택시 운전사로, 어머니는 간병인으로 일하며 생계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뉴욕 공과대학교(NYIT)에서 학사,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고 2008년과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일했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캠프에 참여했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에는 바이든 부통령 밑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NBC방송과 MSNBC 방송에서 정치분석가로도 활동했다.
장피에르 신임 대변인은 미국 사회의 다양성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평가다. 사키 대변인은 발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그녀는 백악관 대변인에 오르는 첫 흑인 여성이자, 공개적인 성소수자”라며 “그녀는 많은 이들에게 목소리를 낼 것이고, 많은 이가 큰 꿈을 꾸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이 백악관 대변인 자리에 오른 것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임명한 디디 마이어스가 최초였다. 장피에르 신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룸에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자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을 배출했고, 임기 초에는 최초의 커밍아웃한 각료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을 만들기도 했다.
1년 3개월여간 바이든 대통령의 ‘입’으로 활약한 사키 대변인은 방송계에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등은 지난달 사키 대변인이 공직을 떠나 MSNBC와 계약하고 방송인으로 변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고, 사키 대변인 역시 당시 브리핑에서 “어떤 이해충돌도 없도록 절차를 밟고 있다”며 거취를 인정한 바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변인 출신인 시몬 샌더스도 지난 1월 MSNBC로 자리를 옮겨 주말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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