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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기회 붙잡고 싶다 "…두산 좌완 에이스 계보 잇는 최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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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기회 붙잡고 싶다"…두산 좌완 에이스 계보 잇는 최승용

입력
2022.05.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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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승용이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 최승용이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발 등판해 100개씩 던지며 7이닝을 채우는 선배들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영건 최승용(20)이 임시 선발투수를 넘어 두산의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을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 이탈하며 빈자리를 꿰찬 데 이어 연일 호투 행진을 벌이며 팀에 승리를 안기고 있다.

최승용은 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근육이 약간 뭉치긴 했지만 몸은 괜찮다. 오늘부터 다시 다음 등판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승용은 전날 LG와 치른 어린이날 라이벌전에서 4이닝 3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9-4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 이닝만 더 버티면 생애 첫 선발승도 거둘 수 있는 호투였다. 최승용은 “전혀 아쉽지 않다. 80구를 던졌지만 체력이 떨어진 게 감독님 눈에 보였던 것 같고, 무엇보다도 좋지 않은 상황을 만들지 않고 싶어하신 듯싶다”고 했다. 이어 그는 “만원 관중 앞에서 처음 던져 긴장도 됐지만 설레는 마음이 컸다. 저를 포함한 선수들이 보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야구장에 팬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최승용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프로에 입단, 구원 투수로 뛰다 지난달 말 미란다를 대신해 선발진에 합류했다. 김태형 감독은 투구 수를 조절하며 그를 보호하고 있다. 최승용은 “100개씩 던지며 7이닝을 채우는 선배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등판 당일 컨디션이 최고조에 오르도록 해야 하고, 투구수를 늘리도록 트레이닝에도 보다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두산 최승용이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전에 구원 투수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 최승용이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전에 구원 투수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승용은 올 시즌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KIA전부터 4경기(4이닝) 연속 무실점을 한 뒤, 첫 선발로 등판한 29일 1위 SSG를 상대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경기를 벌였다. 이런 활약을 하다 보니,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유희관과 선수 생활 막바지에 이른 이현승, 장원준 등 팀 내 특급 좌완 계보를 이을 선수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최승용은 사실 시즌 전부터 올 시즌 주목할 선수로 꼽혔다. 투구 지도를 위해 스프링캠프를 찾은 선동열 전 감독이 “해줄 말이 없다”고 극찬할 정도로 투구 완성도가 높았다. 190㎝의 신장으로도 장원준을 닮은 유연한 투구폼을 선보이는 데다, 최고 147㎞ 직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도 잘한다. 그는 “프로에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다 보니 투구 폼이 좋게 바뀌었다. 나쁜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아 좋은 지도를 보다 쉽게 받아들인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최승용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가 좋아 주말 취미반 활동을 하다가 3학년 때 정식 야구부에 합류했다. 프로에 입단해서도 즉시 전력감이 아닌 가능성 많은 선수로 분류됐지만, 지난해 9월 1군에 전격 합류한 뒤 불펜진에 자리잡아 포스트시즌 무대까지 밟았다. 그의 좌우명인 유지경성(有志竟成·뜻이 있어 마침내 이룬다)처럼 늦은 출발에도 역량을 집중해 현 위치에 선 것이다. 최승용은 “어렸을 적에는 친구들이랑 야구를 하며 노는 게 좋았는데, 어느덧 장래희망으로 자리 잡아 부모님과 상의 끝에 선수생활을 하게 됐다”며 “특별한 재능은 없었지만, 전력을 다해 훈련을 소화했다”고 회상했다.

최승용은 팀 에이스를 넘어, 한국 좌완 에이스 계보를 잇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그는 “단기적인 목표는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 주어진 기회를 잡고 싶고, 올 시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처음으로 국가를 위해 뛰고 싶다. 장기적으론 제가 등판한 경기를 팬들이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도록, 실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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