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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魚道) 랜드마크화로 어촌 활성화를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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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魚道) 랜드마크화로 어촌 활성화를 [기고]

입력
2022.05.09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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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의 내월취입보 어도. 순창군 블로그 캡쳐

전북 순창군의 내월취입보 어도. 순창군 블로그 캡쳐

어도(魚道)는 하천을 가로지르는 인공구조물(댐·보·하굿둑)로 수산생물의 이동이 어려울 때 하천 상하류를 연결시켜 주는 일종의 ‘물고기 길’이다. 해양수산부는 2005년부터 하천 횡단 구조물에 어도 설치를 의무화해, 지난해까지 전국 45개 지방자치단체의 176개 어도에 개보수를 완료했다. 그 결과 종 다양성 유지와 수산자원 증대효과가 나타나 수산 자원량이 5.3배, 경제적 가치는 3.7배 각각 상승했다.

현재 농어촌에선 6차 산업인 농촌융복합산업이 뜨고 있지만 대부분의 어도 관리자는 법에서 정한 의무만 이행할 뿐, 어도를 지역관광 소재나 생태학습장으로 적극 활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수산 선진국은 다르다. 미국 워싱턴 호수에 설치된 ‘벨라드 갑문식 어도’의 경우, 어도를 활용한 생태체험 관광지 조성으로 연간 100만 명 이상의 여행객이 방문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나무 어도(366m)인 캐나다 유콘강의 ‘화이트호스 어도’에선 소상(遡上)어류 관련 해설과 목공예 전시로 관광객을 끌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 도카치 강에는 누적 탐방객 수 100만 명을 자랑하는 어도 관찰실 ‘토토로드’가 있는데, 어도의 측면·바닥 등에서 황어나 연어 같은 소상어류를 관찰할 수 있다.

어도는 예술 작품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라인 강 감스하임 하굿둑의 어도 관리 기구인 ‘Passage 309’에선 어도를 주제로 창작한 애니메이션과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국내에도 아름다운 어도가 많고, 생태관광 테마를 접목해 명소화할 수 있는 시설물 역시 많다. 가령 금강하굿둑, 영암방조제, 아산만방조제 등의 ‘뱀장어 전용어도’에서 체험관과 전시관 및 생태교실을 기획해 운영한다면 충분히 지역 명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전북 순창군의 ‘내월취입보 어도’와 ‘무수취입보 어도’ 역시 지역명물로 손색이 없다. 한국농어촌공사 순창지사에서 계획·설계·시공해 관리하는 이 어도는 유속을 늦추고 적정 수심을 확보하기 위해 곡선형으로 설치돼 있으며, 조약돌과 같은 자연소재를 사용해 자연친화적인 감성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어도 중앙에는 동아줄을 메어 어류 이외에도 섬진강에 서식하고 있는 참게 등이 번식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최근 강원 양양군에서는 ‘연어자연산란장 조성사업’을 통해 어도를 명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천에 설치된 어도를 개보수하고, 연어의 소상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자연하천수로와 함께 연구관, 전시체험관, 교육시설 등을 설치해 2024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지자체 및 담당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어도를 명소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관광 사업 활성화에 나선다면 어업 외 수익 창출은 물론, 침체된 내수면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김자영 한국농어촌공사 어촌수산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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