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주간 설문조사 결과
"이 바닥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어." 영화 '타짜' 속 대사는 사회 현상을 해석하는 만능 키워드로 작동한다. 문재인 정부 기간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움직임과 이를 보는 국민들의 심정도 마찬가지. 2018년 북미 정삼회담으로 한껏 올라갔던 북한에 대한 우리 국민의 호감도는 이듬해 하노이 회담 결렬을 기점으로 낮아졌고, 중국‧일본보다 높았던 러시아에 대한 호감도도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급락했다.
조사대상 5개국 중 미국만 '약간 호의적'
4일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펴낸 주간리포트 '여론 속의 여론'에 따르면 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에 대한 우리 국민의 호감도는 모두 100점 만점에 30점을 밑돌았다. 4월 8~11일, 22~25일 두 번에 걸쳐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각 국가에 대해 매우 차갑고 부정적인 감정을 0점,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은 감정을 50점, 매우 뜨겁고 긍정적인 감정을 100점으로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는데, 조사 대상국 중 미국만 유일하게 58.6점을 기록, 약간 우호적인 관계라고 생각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러시아의 호감도가 21.5점으로 가장 낮았다. 중국이 24.4점, 북한과 일본은 각각 29.6점, 29.9점을 기록했다.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호감도는 이보다 낮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46.2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18.8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5.4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13.8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2점이었다.
러시아‧북한 호감도 4년 전에 비해 급락
이런 반응은 문재인 정부 초중반기인 2018년와 차이가 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우리 국민의 호감도는 그해 2월 33.5%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4월 45%로 치솟아 11월까지 꾸준이 50% 안팎을 기록했다. 러시아에 대한 호감도 역시 40% 안팎을 기록했다.
응답자 93% "푸틴 비호감"....바이든 호감도는 엇갈려
응답자들이 각국 정상을 평가한 점수를 5개 구간으로 나눠 살펴본 결과 푸틴 대통령에 대해 응답자의 93%가 50점 미만의 낮은 점수를 줬고, 특히 24점 이하(매우 비호감)를 준 응답자가 85%에 달했다. 기시다 총리(호감도 24점 이하 79%), 시진핑 국가주석(72%), 김정은 국무위원장(66%)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매우 낮은 호감도를 보였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전체 응답자의 33%는 호감이 간다고 답했고, 76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준 응답자도 10%였다. 반면 38%는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했고 20%는 24점 이하 낮은 점수를 주었다. 보통(50점)이라는 응답도 30%였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통한 웹조사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