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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사퇴를 선택하세요"… 광주시,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임명 두고 또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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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사퇴를 선택하세요"… 광주시,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임명 두고 또 잡음

입력
2022.05.04 15:48
수정
2022.05.04 16:03
0 0

이용섭 시장 임명권 포기하더니
후보자 자진 사퇴 종용 의혹까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전 시청 중회의실에서 화요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광주환경공단 이사장과 광주관광재단 대표 임명을 민선 8기로 넘기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전 시청 중회의실에서 화요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광주환경공단 이사장과 광주관광재단 대표 임명을 민선 8기로 넘기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광역시가 지방공기업인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임명을 둘러싸고 연일 잡음을 키우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이사장 임명권을 차기 광주시장에게 넘기겠다고 선언한 뒤 관련 규정 위반 논란에 휩싸이자 광주시가 이사장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전날 이 시장이 광주 발전과 통합을 명분으로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권을 민선 8기 광주시장에게 넘겨주기로 결정한 이후 후속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광주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2일 이사장 후보로 전직 광주시 고위 공무원(2급) 2명을 이 시장에게 추천했다.

이 시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임명권을 포기함에 따라 이 시장은 당장 광주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에 임원 후보 재추천을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임원추천위원회운영규정상 시장의 임명권 포기는 임원 후보 재추천 요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광주시는 "6·1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에 떨어진 이 시장이 규정을 어겨가며 임명권을 넘긴다"는 비판이 일자, 이 시장의 임원 후보 재추천 요구가 가능한지에 대해 법률 검토를 벌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광주시는 이사장 후보자 자진 사퇴 종용이라는 꼼수를 꺼내 들었다. 실제 광주시는 이날 1순위로 추천된 후보자 A씨에게 자진 사퇴하거나 이 시장이 임원 후보를 재추천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구했다. 광주시는 이런 식으로 후속 행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이 시장에게 보고했고, 이 시장은 이를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오전에 광주시 고위 간부와 중견 간부가 잇달아 전화를 걸어와선 이 시장 임명권 포기에 따른 후속 행정 조치로 후보자 자진 사퇴 방안와 이 시장의 후보 재추천 요구 방안을 설명하면서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당시 이들은 '자기 생각은 자진 사퇴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해당 고위 간부는 이에 대해 "이 시장이 '적격자 없음'을 이유로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하게 되면 A씨 등이 부적격자로 인식되고 이들이 신임 광주시장 체제에서 또 (공공기관장 공모에) 응모할 경우 모양새도 안 좋고 여러가지로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그나마 A씨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는 방법으로 이런 게(자진 사퇴) 있다고 선의로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광주환경공단 안팎에선 "이 시장이 재공모를 지시해 놓고 무책임하게 임명권을 포기하더니, 후속 행정 조치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광주환경공단의 한 직원은 "광주시가 A씨에게 자진 사퇴 방안을 꺼낸 것은 2월부터 진행돼 온 이사장 재공모를 없었던 일로 하기 위한 출구 전략을 짠 것인데, 이는 재공모 무산 책임을 후보자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라며 "결국 후보자를 위하는 척하면서 두 번 죽이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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