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값 어디서 났냐" 모친 잔소리에 살해 결심
1심 징역 12년 → 항소심 징역 15년으로 늘려
항소심 "정신건강 문제 불구 치료 노력 안해"
대법원 청사. 한국일보
잔소리하는 모친에게 불만을 품고 가위로 40차례 찔러 사망케 한 30대 A씨에게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법원은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으나,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스스로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봤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모친을 가위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5년과 치료감호 명령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0년 12월 집에서 게임하는 자신에게 모친이 '담배값은 어디서 났느냐', '머리 깎으라 돈줬는데 왜 안깎냐' 등 잔소리를 하자 앙심을 품고 수차례 가위로 찔러 살해했다. A씨는 범행 직후 모친 차량으로 서울까지 이동해, 청계천 다리에서 뛰어내렸지만 구조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심신상실'을 주장했다. A씨가 조현병으로 사물 변별력이 없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책임을 온전히 묻기 어렵다는 것이다. A씨는 2010년 울산 소재 대학에 입학한 뒤 게임과 담배 등으로 우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경제적 사정 등으로 10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A씨는 게임과 암호화폐 거래를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1심은 정신감정서 등을 토대로 A씨가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봤지만, 범행 수법이 잔혹하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A씨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하면서도 형량을 15년으로 늘리고 치료감호 명령을 내렸다. A씨가 정신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A씨는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 있었는데도 스스로 회복 노력을 하지 않아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항소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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