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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동걸 작심발언… "특혜 받은 '부울경'에 산은 이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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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동걸 작심발언… "특혜 받은 '부울경'에 산은 이전 반대"

입력
2022.05.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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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추가 지원은 모럴 해저드
11개 기업 구조조정 등 임기 5년 자평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제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제공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산은 부산 이전’ 공약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산은 이전 예정 지역권인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에 대해서는 “박정희 정권 시절 가장 큰 특혜를 받은 지역으로, 자생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의 산은 부산 이전이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잘못된 결정은 되돌릴 수 없는 폐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산은의 새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는 부산 일대 지역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회장은 “한국의 알짜산업은 부산·울산·포항·창원·거제가 다 가지고 있다”며 “국가의 집중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데, 이제는 자생할 노력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금융학자로서도 산은의 부산 이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산은의 부산 이전으로) 부울경 지역에서 2조~3조 원 규모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는데 학자로서 보기에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황당한 주장은 더 이상 안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올해 1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불승인으로 무산된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 합병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기업차원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매각 실패의 책임을 이전 정부로 돌리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이 회장은 “2015~2016년 조선업계를 ‘빅2’ 형태로 재편하려 했을 때 (현대중공업 또는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을 진행했어야 했다”며 “그런데 당시 정부자금이 지원되고 3자 체제가 유지되는 바람에 (이제는 합병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우조선해양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경우 도덕적 해이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의 추가 지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 회장은 또 다른 현안인 쌍용차 매각과 관련해서는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이 낮아 정부의 자금지원만으로 회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고, KDB생명보험은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기 5년에 대한 자평도 이어졌다. 그는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현대상선 등 11개 기업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며 “또 취임 당시 (구조조정 손실금액이 커) 한 푼도 내지 않던 법인세와 배당금을 (구조조정 성공, 수익성 개선 등으로) 5년간 총 2조2,102억 원을 납부할 만큼 (국가경제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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