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0.2%·스페인 0.3% 성장, 프랑스 정체
이탈리아 2020년 4분기 이후 첫 역성장
유로존 물가 상승률 7%, 6개월 연속 최고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럽 주요국들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물거나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량과 에너지 등의 가격이 급격히 오른데다 소비 심리도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은 독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경제는 전 분기 대비 0.2% 역성장했고, 스페인은 0.3% ,프랑스는 0%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0.3% 역성장했던 독일은 올해 1분기 반등에 성공해 경제 성장이 예상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재로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이에 독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제시했던 3.6%에서 1.4% 내린 2.2%로 조정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이 다시 하향세로 전환됐다. 이탈리아통계청(ISTAT)은 내수는 선방했지만, 대외 무역이 부진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1분기 성장률은 이탈리아 정부의 기존 전망치인 -0.5%보다는 조금 나았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9월 제시했던 4.7%보다 대폭 낮춘 3.1%로 수정했다.
스페인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7.0%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던 스페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 완화로 지난해부터 GDP 성장률이 점차 회복세를 보여왔지만, 전쟁 발발 후 유럽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을 받고 있다.
프랑스는 1분기 GDP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히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지난해 1969년 이후 가장 높은 7.0%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마찬가지로 물가 상승과 그에 따른 내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프랑스의 가계 소비 지출은 지난해 4분기 0.6% 성장했던 것과 달리 1.3% 역성장했다.
유럽 경제 회복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물가다. 유럽연합(EU)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인 유로존의 지난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7.5%로, 1997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로 예상된다고 EU 통계기구 EU통계국(EUstat)은 이날 밝혔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특히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해 에너지 항목의 4월 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38% 오를 전망이다. 비가공식품은 9.2%, 비에너지 공산품은 3.8%, 서비스는 3.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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