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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상품권 구입, 술집서 결제... 업무추진비 '물 쓰듯' 쓴 대통령 위원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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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상품권 구입, 술집서 결제... 업무추진비 '물 쓰듯' 쓴 대통령 위원회들

입력
2022.04.29 16: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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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대통령 소속 6개 위원회'
업무추진비 집행 실태 결과 공개
"통상 감사일 뿐" 정치 목적 없어

감사원 전경. 연합뉴스

감사원 전경. 연합뉴스

‘일반 직원 10만 원, 우수 직원과 퇴임 직원 30만 원.’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 자치분권위원회는 2020년 12월 이같은 기준을 세우고, 260만 원어치 상품권을 11개 부서 직원들에게 격려 차원에서 나눠줬다. 같은 해 말 퇴임하는 A과장에게도 30만 원어치 상품권을 지급했다. 상품권 구입 비용은 업무추진비 예산으로 충당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현행법 위반. 업무추진비는 현금으로 지급할 수 없고, 불가피하게 상품권을 구매해야 할 때는 지급 대상자와 일시를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내부 직원 격려용으로도 사용할 수 없다.

감사원이 29일 공개한 대통령 소속 6개 위원회 업무추진비 및 정책연구용역비 집행 실태다. 감사원은 이들 대통령 소속 위원회가 사용처가 규정된 업무추진비를 직원들에게 줄 상품권 구매 등으로 전용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에서도 유사 사례가 적발됐다. 지난해 9월 업무추진비 235만 원을 들여 직원 41명에게 각 5만 원 정도의 상품권을 지급한 것이다. 처음도 아니었다. 해당 위원회는 2019년부터 3년간 직원 명절 선물, 파견 복귀 직원 격려 등 목적으로 19차례에 걸쳐 1,47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사는 데 업무추진비를 썼다.

이뿐만이 아니다. 6개 위원회는 주류 판매 업종이나 휴일 및 근무지 외 장소에서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면서 증빙자료를 구비하지 않았다. 국가지식재산위는 2019~2021년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에서 ‘클린카드’로 업무추진비 116만 원을 결제했다. 클린카드(정부구매카드)는 유흥업소 사용이 원천 금지되는 것은 물론, 주류판매 업종에서 결제할 때도 증빙자료를 통해 타당한 사유를 제시해야 한다. 감사원은 각 위원회에 업무추진비를 사용 목적에 맞게 집행하라고 주의를 줬다.

일각에서는 이번 감사가 청와대와 감사원의 ‘불편한 기류’를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정권교체기 감사원이 문재인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업무추진비를 파헤쳐 각을 세우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한 탓이다. 하지만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해 국회가 대통령 소속 위원회의 업무추진비 과다 집행을 지적한 데 따른 감사일 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일축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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