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부터'와 '닥터 로이어'를 둘러싼 갈등이 결국 끝을 내지 못하고 각자 홍보를 시작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주연 배우 임수향이다.
최근 SBS와 '우리는 오늘부터'는 MBC로부터 공개적인 비판을 받았다. 당초 OTT 공개로 가닥을 잡았던 '우리는 오늘부터'이 급하게 SBS 5월 드라마로 편성되면서 5월 방송 예정이었던 MBC '닥터 로이어'와 주연 배우가 겹치게 된 상황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닥터 로이어' 측은 강도 높은 심경글을 발표했다.
'닥터 로이어'의 입장은 이렇다. 사전 제작을 일찍이 확정지었던 '닥터 로이어' 제작진은 '우리는 오늘부터'를 배려하기 위해 촬영 일정들을 지연시켰으나 돌연 SBS가 아무런 상의 없이 5월 편성을 감행시켰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우리는 오늘부터' 제작사인 스튜디오S 측은 타 드라마 편성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MBC 측은 본지에 "편성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사과를 받지 못했다"면서 "업계 상식을 벗어난 행위"라 지적했다. 결국 주연 배우가 같은 시기에 두 개의 드라마에 나서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주연 배우가 콘텐츠 플랫폼을 달리해 두 작품을 비슷한 시기에 공개하거나 조연급이 두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는 일은 흔하지만 주연이 같은 시기에 두 작품을 선보이게 된 것은 분명 업계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다.
통상적으로 배우들은 출연작 홍보 프로모션을 소화하면서 제작발표회부터 다양한 예능 및 라디오 등에 나선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부터'와 '닥터 로이어'가 동시기에 방송됨에 따라 홍보를 위한 프로그램 출연에도 제약이 걸리게 된 상황이다. 결국 임수향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 두 작품을 연이어 촬영했을 뿐만 아니라 두 작품 홍보 일정을 모두 다 소화하지 못하게 됐다. SBS의 몰배려심이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다.
시청자들에게도 몰입감을 와해시킬 요소가 크다. '우리는 오늘부터'에서 임수향은 혼전순결을 지켜오던 여성을 맡아 성훈과 로맨스 코미디를 선보인다. 반면 '닥터로이어'에서는 확고한 신념과 인간미를 동시에 갖춘 서울중앙지검 의료범죄전담부 검사로 분한다. 당연히 작품 톤이나 흐름이 다르고 서로 월화, 금토극으로 나눠졌다지만 보는 이들이 두 작품 모두에 집중할 수 있을까.
결국 이 겹치기 논란은 두 작품 모두에게 이익보단 손해가 더 큰 결과를 도래했다. SBS의 경우 편성의 공백을 메꿀 수 있었지만 작품이 시작 전부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 MBC는 SBS보다 늦게 출발하면서 화제성을 기대했던 것 이상 만큼 견인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한 작품에 들어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아쉬운 결과물로 남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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