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북한 열병식 분석
"단거리 전술유도무기로 '선제타격론'에 경고"
"원수복 입은 김정은, 우상화 본격 시작한 듯"
"친서와 열병식이 모순? 한국 '안보 위 평화'와 같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 전술·전략무기를 대거 등장시킨 것을 두고 "분명히 선제타격론을 의식해서 하는 행동"이라면서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소형화된 핵폭탄이 실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데 대해서 주목을 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2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25일 북한이 진행한 열병식과 관련 "2만 명 정도의 병력이 열병식을 하는 것보다도 더 의미가 있는 것은 극초음속 전술유도무기부터 시작해서 단거리 신형 전술유도무기, 대미용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까지 모두 들고 나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의) ICBM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대기권 안으로 제대로 들어오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미국을 때릴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면서 "그건 미국 얘기고, 우리는 400㎞, 600㎞ 나가는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5월 중 핵실험 예상... 핵 장착 가능한 전술유도무기 대비해야"
정 전 장관은 북한이 한국 정부의 '선제타격'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해 열병식에 미사일을 대거 공개했다며, "먼저는 안 쏜다. 하지만 남쪽이 건드리면 우리는 (핵무기를) 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지난 5일 내놓은 담화를 인용한 것이다. 당시 김 부부장은 서욱 국방부 장관의 '선제타격' 발언을 문제 삼으며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해당 발언이 나온 지 20일 후에 남쪽을 향해서 쏠 수 있는 전술유도무기, 핵폭탄을 실어서 날릴 수 있는 전술유도무기를 선보였다는 데 주목을 해야 한다"면서 "빈말이 아니라는 것, 선제타격에 대해서 선제적으로 제어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5월 중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풍계리 핵실험장 공사가 3월 6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지금 파악이 됐는데 기술적으로 최소 두 달은 걸린다. 두 달이면 5월 6일"이라면서 "몇 가지 점검한 뒤에 (윤석열 당선인) 취임식을 전후해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핵실험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것은 소형화, 경량화된 핵폭탄을 만들어 폭발 실험에 성공했는지 여부"라면서 "그걸 이번에 만들어낸다면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실어 대남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사인이 된다"고 말했다.
"김정은 친서 먼저 공개, 평화 프로세스 시즌2 기대한다는 뜻"
한편 정 전 장관은 열병식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원수복을 입고 나온 것에 주목하면서 "김정은이 원수복을 입고서 환영에 답하는 모양새를 한 뒤에 북한의 각종 매체에서 만고절세의 영웅, 천출명장이라는 표현을 썼다"면서 "이번 4월 25일을 계기로 해서 북한이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날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한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해서는 "일부 언론에서는 친서 보내 놓고 미사일을 자랑하고 하는 게 서로 모순되지 않느냐 그러지만 원래 정치적인 행동은 양동작전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튼튼한 안보 위에 평화가 올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와 똑같다"고 말했다.
친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발전을 꿈꾸던 김정은 위원장의 소회가 상당히 강하게 녹아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인 평화 프로세스의 시즌2를 기다린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친서)을 북한이 먼저 공개했다는 사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윤석열 당선자하고 인수위 쪽에서 차기 통일부 장관과 외교안보팀이 그걸 그렇게 받아들이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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