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목록' 배우 이광수가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만났다. 익숙하지만 또 익숙하기에 더 친근한 웃음 포인트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평범한 동네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트 사장, 캐셔, 지구대 순경이 영수증을 단서로 추리해 나가는 코믹 수사극이다.
이날 방송은 안대성(이광수)와 한명숙(진희경)의 과거로부터 시작했다. 안대성은 범상치 않은 암기력과 추리력으로 위조지폐범 오천원(장원영)을 붙잡았고 한명숙과 대성마트를 지켰다. 이후 오천원은 계속 대성마트에 찾아와 초코파이와 함께 경고 메시지를 남겼고 안대성은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이후 어른이 된 안대성은 공시생의 생활을 지속하면서 큰 꿈 없이 하루를 살았다. 여자친구 도아희(설현) 집에 방문할 때 들고 갈 과일 선물마저 마트에서 훔쳐갈 정도로 속절없이 한심한 하루를 살았다.
이후 안대성은 도아희에게 공시 불합 소식을 전했다. 도아희는 안대성을 답답해하면서 "아파트 재건축 허가 나면 마트 가격이 얼만지 아냐"고 말했다. 안대성은 잠시 생각에 잠겼고 공시 생활을 청산한 후 대성마트로 돌아갔다. 한명숙은 결국 안대성을 리뉴얼된 MS마트에 취직시켰다.
하지만 MS마트는 마이너스 매출로 인한 폐업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대기업 온라인 쇼핑몰들에 밀렸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에게도 뒤처지고 있었다. 여기에 도아희는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하면서 다른 남자를 만나겠다는 선포까지 해 안대성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MS마트 물건들이 잘못 배송되는 사건이 불거졌고 안대성과 한명숙은 의아함을 갖기 시작했다. 아파트에 오배송된 물건들을 찾으러 간 안대성은 물건들 사이에서 초코파이를 발견했다. 이때 동네 산속에서 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됐고 안대성은 초코파이를 먹고 있던 수많은 이웃들을 떠올리며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추리드라마 열풍 다시 재점화될까
수년 전 다양한 추리드라마들이 인기를 끌었다. 검사부터 동네 소시민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사건을 중심으로 시청자들과 함께 범인을 쫓았고 시리즈 드라마 열풍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앞서 '비밀의 숲' '동백꽃 필 무렵' 등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긴 호흡 속에서 한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범인을 추적하는 재미를 포진했기 때문이다. 1회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소개됐다. 빠르게 흘러가는 전개 속에서 안대성이 처한 상황,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전반적인 정보들이 전달됐고 본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인 셈이다. 원작을 기반으로 추리물 특유의 스토리 완성도와 복선, 암시 등이 유쾌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여기에는 이언희 감독 특유의 색채가 깊게 담겼다. 대표작 '탐정: 리턴즈'와 '미씽: 사라진 여자'으로 충무로의 사랑을 받았던 이언희 감독은 서늘함과 따스함을 동시에 선보이면서 온도차를 오가는 긴박함을 작품의 주 무기로 삼은 듯 하다. 이에 최근 방송 중인 드라마들 중 유일한 추리물로 나선 '살인자의 쇼핑목록'이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예능 떠났던 이광수, 흥행작 필요한 순간
주역을 맡은 이광수의 활약도 궁금증을 모은다. 지난 2018년 드라마 '라이브' 이후 약 4년 만에 작품으로 돌아온 이광수의 연기력은 이미 많은 이들이 인정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예능적 이미지가 크다는 것이 그의 커리어에 아쉬움을 남겼다. 배우 본인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긴 인연을 함께 했던 '런닝맨' 등을 떠나며 연기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나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싱크홀' '해적: 도깨비 깃발' 등 성적은 낮은 편이다. 이광수에게는 '살인자의 쇼핑목록'으로 흥행 파워를 보여야 하는 순간이 도래했다.
다행히 이광수에게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제법 잘 맞는 기성복 같은 작품이다. 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안쓰러운 청춘 안대성을 싱크로율 높게 그려냈다. 유독 '짠내'가 날 때 웃음이 배가되는 이광수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의미다. 이에 이광수가 자기 복제가 아닌 인생 캐릭터를 맞이하게 될지 궁금증이 모인다.
수목극 부진 속 신작 출격
2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살인자의 쇼핑목록' 1회는 전국 기준 3.625%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된 JTBC '그린마더스클럽'은 2.8%, KBS2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는 1.7%를 기록했다. 이렇다 할 대작이 없는 수목극은 전체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살인자의 쇼핑목록'이 두 작품을 따돌리고 먼저 앞서나가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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