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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해바라기센터 SOS 전국 1위...좁은 시설, 인력부족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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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해바라기센터 SOS 전국 1위...좁은 시설, 인력부족 '신음'

입력
2022.04.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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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는 위기지원형 한 곳 뿐... 경북도는 3곳
신속 조치 어렵지만 추가 증설은 오리무중

대구의료원내 대구해바라기센터. 박성현 기자

대구의료원내 대구해바라기센터. 박성현 기자

지난달 말 20대 남성이 동거녀의 딸 A양에게 성적 학대를 가한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피해자가 대구해바라기센터에서 진술한 것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10대 후반의 B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줄곧 친척에게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고민 끝에 대구해바라기센터를 찾고도 처음에는 2차 피해를 우려해 진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상담사는 "상당수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우려해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 등에게 상담과 치료, 법률, 수사 서비스를 24시간 지원하는 해바라기센터의 역할과 기능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해바라기센터가 좁은 시설과 부족한 인력으로 신음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이용자가 전국 해바라기센터 중 1위지만 서비스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7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성폭력, 가정폭력 등으로 대구해바라기센터 위기지원형을 찾은 이용자 수는 1,095명, 상담 등 지원 건수도 4,989회를 기록했다. 이보다 1년 전인 2020년에는 이용자수 772명, 지원 건수 3,453회를 보이는 등 해마다 증가추세다.

해바라기센터는 위기지원형과 아동형, 두 가지 기능을 모두 갖춘 통합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경찰이 상주해 원스톱으로 피해자 지원이 가능한 위기지원형과 통합형 해바라기센터는 전국 3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인구가 262만 명에 이르는 경북만 하더라도 김천과 안동 등 3개소가 운영 중이지만 238만 명의 대구는 대구의료원 2층에 위기지원형 1개소만 운영 중이다.

대구해바라기센터 위기지원형의 근무 인력은 경찰 6명, 심리상담사 5명, 간호사 4명, 행정요원 1명, 국선변호인 1명, 속기사 1명 등 총 18명이고, 진술조력인 1명은 공석이다. 이들은 하루 평균 심리상담 5.5건, 피해자 조사 2.6건, 진료 3건, 증거채취 0.6건을 수행하고 있는데다 매일 신규 이용자 3명이 해바라기센터를 찾고 있어 폭증하는 업무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대구해바라기센터에서 수년간 근무했던 경찰 A씨는 "소수 인력으로 많은 피해자를 지원하다 보니 신속한 지원을 하기 어려워 곤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며 "인력과 시설을 모두 늘리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경찰도 대구에 통합형 해바라기센터 추가 유치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지만 응급진료 시스템을 갖춘 종합병원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이들 대형병원들은 해바라기센터 운영보다 병상확보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동균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은 "피해자 보호 정책에 따라 해바라기센터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센터 운영이 어려울 때는 대체시설도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해바라기센터의 추가 유치 필요성을 인식, 지속적으로 유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조윤선 대구시 성괴롭힘대책팀장은 "대구해바라기센터의 추가 유치는 대구시의 숙원사업"이라며 "센터 추가 유치와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성현 기자 star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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