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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명박·김경수 사면에 말 아끼고 '검수완박' 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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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명박·김경수 사면에 말 아끼고 '검수완박' 힘 실었다

입력
2022.04.25 19:5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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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둘러싼 검찰과 정치권의 혼란에 대해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합의가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장 중재안을 거부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나 검찰과는 정반대의 평가를 한 것으로, 검수완박 입법을 추진하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부처님오신날(5월 8일) 특별사면에 대해 “국민 공감대가 판단 기준”이라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정권 재창출 실패의 이유가 된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 검수완박에 “검찰 불만 있어도, 보완 가능”

문 대통령은 다음 달 퇴임을 앞두고 청와대 녹지원에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검수완박 논쟁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저의 입장은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에서 가능하면 (검수완박 법안이) 여야 합의하에 처리되면 더 좋겠다”고 말해 검수완박 입법에 찬성 입장을 표했다.

이는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단독 처리해 국무회의로 넘겨도 문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다소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후속 절차 과정에서 얼마든지 보완될 수 있다”고 말해 문 정부 임기 내 입법에 거듭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이 ‘검수완박 찬성’ 메시지를 보내면서 민주당은 입법 동력을 얻게 됐다.

이명박ㆍ김경수 사면 가능성에 “국민 공감대가 판단 기준”

문 대통령이 5월 10일 퇴임 전에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지사, 조국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 진영을 넘나드는 인사들을 전격 사면해 갈등의 매듭을 풀려 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한 만큼 형평성 시비도 있다.

문 대통령은 “사면은 사법 정의와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사면권은) 사법 정의를 보완하는 차원에서만 행사돼야 한다”면서도 “그 분들에 대한 사면이 사법 정의에 부딪힐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들의 몫”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원론적 의미일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 전 대통령이나 정 전 교수 사면은 역풍을 부를 수 있고, 김 전 지사도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점에서 "사면권을 임의로 썼다"는 비판을 살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조국 사태 두고는 “대선 부담… 국민께 송구”

'조국'과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 참사로 꼽힌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 '내로남불 흑역사'를 남겼고, 문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깜짝 발탁한 윤 당선인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됐다. 두 사람을 임명할 당시의 의중에 대한 질문에 문 대통령은 즉답하지 않았다. 다만 “인사에 있어 때때로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그것이 이번 대선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던 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추진하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대통령)의 역사에 대한 부정적 평가 때문에 청와대의 시간을 끝낸다고 하는 것은 다분히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성취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이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을 기치로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것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대면은 지난해 5월 10일 취임 4주년에 맞춰 이뤄진 약식 기자회견 이후 1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오미크론 상황으로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에 미안하다”고 했다. 또 “퇴임 이후 평범한 시민으로서 가보고 싶은 데 가보고 먹고 싶은 데 찾아가며 보통 사람들의 삶처럼 살 것”이라며 “아무런 계획을 하지 말자는 게 지금 저의 계획”이라고 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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