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OLED TV 출시 이후에도 별다른 마케팅 없어
수율 문제로 수량 부족,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
"삼성디스플레이 OLED 생산 능력 확충이 선제돼야"
삼성전자가 첫 번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하고도 조용하다. 세계 1위 TV 업체인 만큼 신제품 출시 때마다 막대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면서 제품 홍보에 나섰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업계에선 OLED TV를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사이 말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OLED TV를 공식 출시했다. 지난 2013년 수율(전체 생산품 대비 완성품 비율) 문제로 사업을 포기한 지 9년 만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탑재한 이 제품의 현지 출고가는 55인치가 2,199.99달러(약 274만 원)에, 65인치가 2,999.99달러(약 374만 원)에 각각 책정됐다.
"OLED TV 절대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출시
이처럼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 공식 판매를 시작했지만, 올해 신제품을 소개하는 글로벌 TV 신제품 소개 행사에서 OELD TV를 제외했다. 국내 출시 계획도 미정이라 삼성전자 홈페이지뿐 아니라 국내 주요 삼성 디지털프라자 매장에서도 OLED TV를 찾아볼 수 없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과거 OLED TV에 대해 내비친 태도를 감안하면, 이제 와서 자사 OLED TV를 최상위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내세우기 애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LG전자의 OLED TV 특유의 잔상 문제 등 기술적 한계를 부각하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퀀텀닷(Quantum dot) 필름을 더해 만든 자사의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 TV를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수차례 언론에 "OLED TV는 영원히 안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기술력이 주목받으면서 이젠 삼성전자 이외의 주요 TV제조사에선 모두 OLED TV를 출시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는 올해 수요 감소로 전체 TV 출하량은 줄지만, OLED TV 출하량은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LGD 대비 생산능력 떨어져...가격 비싸고 크기 작아
뒤늦게 OLED를 준비하다 보니 LG디스플레이 대비 낮은 수율을 보이는 것도 삼성전자가 OLED TV를 내세우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팔고 싶어도 팔 제품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출하량은 월 3만 장 규모로 알려진다. 55·65인치 TV로 단순 계산하면 연간 100만 대 내외다. 이 중 30만 대가량은 소니에 납품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을 950만 대로 예상하고 있다.
수율이 낮다 보니 가격 경쟁에서도 LG전자에 밀리고 있다. 현재 미국 베스트바이에서 선보인 LG전자 65인치 4K OLED TV는 1,699.99달러에, 55인치는 1,099.99달러에 각각 유통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품에 비해 1,000달러 이상 저렴하다. 게다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 라인을 확충하기 전까지는 국내서 선호되는 75인치 이상 대형 제품 생산은 어렵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결국 삼성은 삼성디스플레이 OLED 양산 능력이 커질 때까지 자사 OLED TV를 프리미엄 라인업 전면에 내세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QLED와의 프리미엄 라인업 정리도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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