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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되찾은 박결... '지옥의 시드전' 경험 후 부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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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되찾은 박결... '지옥의 시드전' 경험 후 부활 신호탄

입력
2022.04.25 16:57
수정
2022.04.25 17: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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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결이 24일 경남 김해시 가야CC에서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4라운드 4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박결이 24일 경남 김해시 가야CC에서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4라운드 4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필드의 모델’로 불리는 박결(26)에게 지난 시즌은 8년간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생활 동안 가장 떠올리고 싶지 않은 한 해였다.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였지만 시즌 상금 순위가 69위까지 추락하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지옥의 시드전’을 다녀와야 했기 때문이다.

박결은 ‘골프 엘리트’ 길을 걸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차지하고 그해 프로로 전향한 뒤 KLPGA 투어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했다.

그러나 2015년 데뷔 후 그는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4년 차인 2018년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이다.

그래도 꾸준하게 상위권 성적은 유지했는데 지난해 상금순위가 곤두박질치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시드전을 27위로 통과해 KLPGA 투어 무대에 살아남았지만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박결은 “(시드전을 다녀오고 나서) 오히려 더 편안했다. 그동안 골프에 너무 힘들게 매달린 것 같다"면서 "작년에는 힘든 게 너무 컸다. 내려놓자는 마음이 생겼다. 그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딱 한 차례 톱10에 들었는데, 6월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거둔 9위였다. 시즌 말까지 28개 대회에 출전해 13번 컷 탈락했고, 2번 기권했다.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마음을 비우니 올 시즌 단 3개 대회 만에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결은 지난 24일 경남 김해 가야CC(파72)에서 끝난 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 원)에서 공동 3위에 올랐다. 이달 초 제주에서 열린 개막전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 공동 5위에 이은 시즌 두 번째 톱10이다.

상금도 8,210만 원을 획득해 상금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렸다. 벌써 지난해 벌어들인 시즌 총상금 1억181만 원에 육박했다.

지난 16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2022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3라운드 1번홀에서 유서연(왼쪽부터) 박결 김지영이 티샷을 마치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주=홍인기 기자

지난 16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2022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3라운드 1번홀에서 유서연(왼쪽부터) 박결 김지영이 티샷을 마치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주=홍인기 기자

지난해 골프를 그만두고 싶기까지 했다는 박결의 부진 탈출에는 가족들의 응원이 가장 컸다. 박결은 “올해는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안 되면 어쩔 수 없다’고 마음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면서 “내가 힘들 때 부모님도 같이 힘들어하셨다. 부모님이 ‘사람은 다 살아갈 수 있으니까 안 되더라도 섣불리 걱정하지 말자’고 하셨다”고 전했다.

박결은 지난겨울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50여 일간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2020년과 2021년 성적이 급락한 이유 중 하나가 훈련량 부족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로 전지훈련을 나가지 못하다 보니 생각만큼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다”면서 “나는 열심히 훈련을 해야 (성적이 잘 나오는) 선수”라고 자신의 부족했던 점을 돌아봤다.

전지훈련 동안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드라이브 거리를 늘리는 것이었다. 그는 "워낙 거리가 안 나가는 편이라 거리 늘리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래서 작년보다는 비거리가 늘어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평균 222.82야드를 날려 드라이브 거리 부문 107위에 머물렀던 박결은 올해 3개 대회에서 10야드가량 늘어난 평균 231.57야드를 날렸다.

박결은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우승이라는 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톱10에 자주 이름을 올리는 꾸준한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리는 게 올 시즌 더 큰 목표다”라며 웃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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