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포드는 국내 시장에 아이코닉 SUV이자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으로 무장한 ‘브롱코 아우터뱅크스’를 공개했다.
포니카의 아이콘, 머스탱과 함께 포드 브랜드를 대표하는 ‘양대산맥’으로 미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브롱코의 복귀는 말 그대로 화려한 축포와 같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낯선 존재임에도 ‘아이콘의 귀환’에 시선을 뺏길 수 밖에 없었다.
돌아온 아이콘을 만난 무대는 바로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시승 공간이었다. 험로에서 마주한 포드 브롱코 아우터뱅크스는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채석장, 그리고 오프로드 코스
포드가 국내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브롱코 아우터뱅크스(이하 브롱코)의 시승 행사를 개최한 장소는 바로 지방의 한 채석장이었다.
일반적인 차량들의 시승 행사와는 완전히 다른 무대, 다른 모습이 시선을 집중시켰다. 시승 코스는 산의 형태에 따라 만들어진 길과 채석장의 거대한 공간에 포드가 ‘브롱코’의 오프로드 성능을 입증하기 위해 마련한 다채로운 장애물 코스가 마련되어 ‘브롱코의 실력’을 보다 제대로 맛볼 수 있었다.
선명한 캐릭터를 자랑하는 브롱코
시승을 위해 준비된 브롱코는 이미 앞서 진행된 시승 행사로 인해 흙먼지와 말라버린 진흙을 곳곳에 품은 모습이었다. 다른 시승 행사라면 분명 아쉬울 수 있겠지만 ‘브롱코’, 그리고 오프로드 주행이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껴졌다.
브롱코는 국내 소비자들의 기준으로 ‘중형 SUV’의 체격을 갖췄다. 더불어 선명하게 강조되는 브롱코의 아이덴티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특히 브롱코 레터링과 클래식한 형태로 다듬어진 전면의 라이팅 유닛은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다.
‘트림 구성’에 있어 상위 트림인 ‘아우터뱅크스’라고 하지만 브롱코는 엄연히 ‘오프로드 주행’ 그리고 자유에 대한 의지를 선명히 드러낸다. 직선적인 차체 아래에는 강인함이 돋보이는 휠, 타이어 등이 이를 증명한다.
후면은 강인한 SUV의 감성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브롱코’의 활발함을 알리는 전용의 배지가 더해져 만족감을 더한다. 더불어 탈착이 가능한 루프 패널과 도어 패널 등을 통해 ‘로드무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직관적인 공간을 선사하다
브롱코은 강인하며 개성 넘치는 외형에 맞춰 실내 공간 역시 독특한 구성을 제시한다.
직선적인 구성의 대시보드에는 ‘디테일’과 손잡이의 역할을 동시에 이행할 수 있는 요소들이 더해졌고, 강인한 SUV의 매력을 제시하는 다채로운 연출이 더해졌다. 고급스러운 감성은 다소 아쉽지만 ‘UX’ 부분에서 확실한 어필이 가능하다.
여기에 선명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디지털 클러스터와 거대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시선을 끈다. 사실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너무 크다는 생각도 들지만, 오프로드 주행 시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기에 ‘반박의 여지’가 없다.
탑승 공간도 충분하다. 직선적인 구조 덕분에 거주 공간이 충분히 확보된다. 1열과 2열 모두 차량의 감성을 잘 드러내는 시트를 마련했고, 기능이나 편의성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없다. 다만 2열에 탑승자가 앉을 경우 다소 껑충한 느낌이 든다는 점은 시승 시 고려해볼 항목이다.
여기에 적재 공간 역시 만족스럽다. 측면으로 개방되는 테일 게이트와 위로 열리는 창문을 열면 직선적으로 구성된 공간이 활용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여기에 2열 시트까지 폴딩이 가능해 만족감은 더욱 높아진다.
무대를 가리지 않는 파워트레인
브롱코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314마력과 55.0kg.m의 토크를 내는 V6 2.7L 에코부스트 엔진이 자리하며 10단 자동 변속기, 4WD 시스템이 더해져 견실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이와 더불어 다채로운 프리셋을 기반으로 한 여섯 개의 드라이빙 모드는 주행 가치를 한층 강조한다.
이를 통해 무대를 가리지 않는 만족스러운 운동 성능을 제시하며, 감각적인 만족감 역시 엿볼 수 있다. 다만 복합 기준 8.2km/L(도심 7.5km/L 고속 94.km/L)의 효율성은 보는 이에 따라 여러 감상을 낳는다.
우수한 완성도, 기대 이상의 브롱코
거친 오프로드 무대를 앞둔 브롱코를 살펴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고급스러운 연출은 부족하지만 강인하고, 견고한 감성, 그리고 오프로드를 위한 다채로운 기능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도어 및 루프 패널의 탈착이 가능하며 오프로드 성향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라 짜임새나 정숙성이 탁월한 편은 아니다.
그래도 모든 구성 요소, 그리고 완성된 모습을 보고 있자면 ‘최신의 기술’로 다듬어진 차량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돋보이는 건 바로 ‘만족스러운 성능’에 있다. 2.7L 에코부스트 엔진이 제시하는 성능은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브롱코의 듬직한 체격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실제 시승 코스로 마련된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의 모습은 ‘만족’ 그 자체였다.
게다가 가솔린 엔진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부드럽고 기민한 반응 역시 만족스럽다. 물론 사륜구동으로 인해 ‘세단’이나 스포츠카 수준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비슷한 구성의 가솔린 SUV들과 비교한다면 분명 우위를 점한다. 말 그대로 무척 쉽고, 편하게 다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단 자동 변속기는 ‘우수한 완성도’를 제시한다. 변속 상황이나 변속 속도, 그런 것들을 따로 의식하거나 판단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능숙한 모습이다. 더불어 시승 코스를 진행하며 일부 ‘수동 변속’을 할 때에도 불편함이나 이질감 등은 느끼지 못했다.
우수한 4WD 시스템과 G.O.A.T로 명명된 터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역시 역시 상황에 따라 능숙한 조율 능력을 갖췄다. 덕분에 오프로드 주행을 이어가는 내내 ‘불안감’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늘의 시승은 오프로드 주행에 초점을 맞춘 만큼 브롱코의 ‘오프로드 능력’을 보다 선명히 엿볼 수 있었다.
사실 브롱코는 데뷔 이전부터 ‘오프로드 주행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제시했지만, 실제로 경험한 브롱코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이번 행사의 시승 코스로 마련된 ‘자연 코스’와 ‘인공 코스’는 말 그대로 보이는 것 이상의 난이도를 갖췄다.
특히 자연 코스는 일반적인 험로보다도 더욱 건조하고 푸석한 흙과 모레로 인해 일반적인 차량이라면 제대로 주파하지 못하고, 난처한 상황에 빠질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브롱코는 너무나 쉽게, 그리고 편하게 주파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오프로드 주행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니 ‘오프로드 주행 능력’은 당연하게 느껴졌지만 ‘쾌적함’이 동반된다는 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실제 자갈이 가득한 노면 위를 지나거나 불규칙한 움직임이 연출되는 각종 구간을 지날 때 느껴지는 ‘승차감’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비슷한 오프로드 성향의 차량들과 비교한다면 더욱 돋보일 것 같았다. 이러한 편안함이 꾸준히 이어지다 보니 여러 오프로드 코스를 능숙하게 지나가는 모습보다도 ‘승차감의 매력’이 더욱 의식되었다. 참고로 2열 시트에 앉아 오프로드 코스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후륜 서스펜션의 ‘분주함’을 느낄 수 있었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거친 무대’ 위에서의 편안함을 느끼게 한 원동력일 것이다.
이외에도 조향 각도가 커졌을 때 선회 방향의 뒷 바퀴에 강제적인 제동을 통해 선회반경을 극적으로 줄이는 기능 역시 엿볼 수 있었는데, ‘토크 벡터링’의 극적인 연출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브롱코를 위해 개발된 ‘트레일 원페달’ 기능 역시 오프로드에 초점을 맞춘 브롱코의 성격을 잘 보여줬다.
다만 고려할 점은 있다. 오프로드를 즐기는 마니아들은 사실 ‘완전히 완성된 차량’을 구매하기 보다는 ‘좋은 플랫폼’을 구매하여 하나씩 튜닝하고, 조율하며 즐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브롱코는 ‘소유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무척 적다.
좋은점: 쾌적한 주행 질감, 완성도 높은 오프로드 성능
아쉬운점: 성능 대비 ‘밋밋하게 느껴지는’ 주행의 즐거움
완성된 패키지로 이목을 끄는 ‘포드 브롱코’
겉으로 살펴보고, 그리고 직접 주행하며 브롱코는 ‘완성된 차량’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외형은 물론 실내 공간, 그리고 파워트레인 및 각종 조율 능력 등에서도 이러한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앞서 말하는 것처럼 ‘재미있는 장난감’으로는 만족감이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오프로드’와 일상을 공존하며 지금 그 자체를 즐기고 싶다면 분명 브롱코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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