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018년 대기업 임금인상률 비교
한국 120.7%·EU 37.3%...일본은 -5.1%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인상률이 지나치게 높은 탓에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유럽연합(EU)이나 일본에 비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런 진단을 포함한 '2022년 임금조정과 기업 임금정책에 대한 경영계 권고'를 회원사에 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이 권고엔 대기업들에게 임금 인상 억제와 함께 합리적인 임금제도 설계가 필요하단 내용이 담겼다.
이날 경총에 따르면 2002∼18년 우리나라와 일본·EU 주요 국가의 기업규모별 임금 현황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대기업의 임금인상률이 월등했다. 2002년 평균 228만4,000원이던 국내 대기업 월봉은 2018년 504만2,000원까지 인상되면서 약 120% 급증했다. 반면 EU는 2002년 2,593유로에서 2018년 3,562유로로 37.3% 인상됐다. 일본의 경우 48만3,800엔에서 45만9,000엔으로 오히려 5.1% 감소했다. 이 기간 중소기업의 임금인상률 역시 우리나라는 87.6%를 기록, EU(39.1%)와 일본(0.8%)에 비해 높았다.
경총은 이처럼 우리나라 대기업의 인금인상률이 높은 탓에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300인 이상 대기업의 월봉은 568만7,000원, 10인 미만 사업체는 280만8,000원이었다.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 월봉이 1~9인 사업체 근로자 임금에 비해 두 배 이상이란 얘기다.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총액은 389만3,000원이었다.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가정해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을 파악한 결과 EU는 15개국 평균 75.7이었고, 일본은 68.3, 한국은 59.8이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임금 격차가 상당한 셈이다.
우리나라 근속 1년 미만 임금(초과급여 제외) 대비 근속 30년 이상 임금수준은 2.95배로, 일본(2.27배), EU(15개국 평균 1.65배)보다 높아, 우리나라의 임금 연공성(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구조)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고임금 대기업의 올해 임금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인상하고, 실적이 좋은 기업의 경우 일시적인 성과급 형태로 보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임금안정과 더불어 직무·성과 중심 인사·임금제도 개편을 통한 공정한 노동시장 기반 마련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며 “향후 경총은 임금체계 관련 제도 개선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건의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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