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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살이 동지 한승헌' 넋 기린 이해찬... 밤까지 이어진 조문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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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살이 동지 한승헌' 넋 기린 이해찬... 밤까지 이어진 조문 행렬

입력
2022.04.21 22:00
수정
2022.04.22 19:12
0 0

한승헌 변호사 빈소 조문 행렬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가 마련돼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가 마련돼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유죄 판결이 날 걸 알면서도 무료 변론을 하셨죠. 재판정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고마운 분이죠."

군사독재 시절 시국 사범들을 변호했던 한승헌 변호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21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은 고인의 굴곡진 삶을 기억하는 지인들로 가득했다. 고인과 옥살이를 함께 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법조계와 출판계, 정부 부처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7시 40분쯤 빈소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대표는 조문 직후 한 변호사의 부인부터 찾아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 전 대표와 고인은 전두환 정권 당시 'DJ 내란음모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함께 옥살이를 했다. 빈소를 나온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화 투쟁을 하다가 같이 감옥살이를 했던 사이라 각별한 관계"라며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민주주의 위해 어떤 타협도 용납 안 한 꼿꼿한 분"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의 선친인 김규동(왼쪽부터) 시인, 김병걸 평론가, 고 한승헌 변호사. 김현 변호사 제공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의 선친인 김규동(왼쪽부터) 시인, 김병걸 평론가, 고 한승헌 변호사. 김현 변호사 제공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한 고인의 삶을 보여주듯 각계 인사들이 빈소를 가득 채웠다. 고인의 호 '산민(山民)'을 따서 만들어진 사모임 '산민회' 구성원들이 눈에 띄었다.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낸 김정하 법무법인 광장 상임고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운영팀장으로 고인을 보좌했던 이승억 전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상임감사 등이 모여 고인의 삶을 기렸다.

사모임 관계자 함광남(71)씨는 "고인은 군부 정권에서 변호사 자격을 박탈 당하고 출판사 주간으로 일했을 때부터 감사원장을 지낼 때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며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산민회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조문객들은 고인에 대해 "어떤 상황에서든 정의롭고 꼿꼿하셨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고인과 의형제 사이였다는 장을병 전 국회의원의 아들 장도훈(51)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아버지와 아저씨(한 변호사)가 군인들에 쫓겨다니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료 변론을 해주는 모습을 봤다"며 "고인은 민주주의를 위해 어떠한 정치적 타협도 용납하지 않는 꼿꼿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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