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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저를 아껴 주셨는데 너무 애통"... 한승헌 변호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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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저를 아껴 주셨는데 너무 애통"... 한승헌 변호사 조문

입력
2022.04.2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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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강남성모병원 빈소 조문
1975년 서울구치소 수감 동기
"50년 특별한 인연"… 고인 안식 빌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고인께서 저를 아주 많이 아껴 주셨는데 너무나 애통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1세대 인권 변호사’인 한승헌 변호사의 별세에 이같이 깊은 슬픔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과 독재 반대 시위로 구속됐을 때 고인과 감옥에서 인연을 맺었고, 이후 민주화운동의 길을 함께 걸었다.

문 대통령은 서울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고인은 사회적으로 아주 큰 어른이셨고 후배 변호사와 법조인들에게 아주 큰 귀감이 되셨던 분”이라고 애도했다. 고인의 부인 김송자씨는 “감사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한 변호사님의 영전에 깊은 존경과 조의를 바친다”고 했다. “당신은 영원한 변호사였고 인권 변호사의 상징이었다”며 "삼가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고인과의 각별한 인연도 회상했다. 인연은 문 대통령이 경희대 4학년 때인 1975년 유신 반대 시위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 대통령은 "한순간 낯선 세계로 굴러떨어진 캄캄 절벽 같았던 순간, 옆 감방에서 교도관을 통해 새 내의 한 벌을 보내주신 분이 한 변호사님이었다”고 했다. 고인은 당시 공안 조작 사건인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규남 의원의 죽음을 애도하는 ‘어떤 조사’라는 글을 기고했다가 구속됐다.

문 대통령과 고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함께 변호하기도 했다. 1987년 인권변호사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우조선소 노동자 사망 사건’ 진상 규명 활동으로 구속됐을 때, 2004년 노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을 받을 때였다. 문 대통령은 “손꼽아 보니 한 변호사님과의 특별한 인연이 50년 가까이 되었다”며 “저를 아껴주셨던 또 한 분의 어른을 떠나 보내며 저도 꽤 나이를 먹었음을 실감한다”고 했다.

고인은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뒤 5년간 검사로 근무했다. 변호사로 개업한 뒤에는 군사정권의 예술 검열 사건인 ‘분지 필화’(1965) 사건을 맡으며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이후 통일혁명당(1968) 민청학련(1974) 인민혁명당(1975)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1980) 사건 등 시국사건을 변호한 시대의 등불이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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