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 대제 오늘 시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직접 참배했다.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 첫날인 이날 오전 '마사카키'(真榊)라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고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마사카키는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라는 이름으로 전달됐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을 일컫는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이날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예대제에 직접 참배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작년 10월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 때도 공물만 봉납했다. 현직 각료 가운데는 고토 시게유키 후생노동장관이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반면 아베 전 총리와 다카이치 정조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이날도 직접 참배한 뒤 기자단에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언급했다. 아베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그러한 용기 있고 고귀한 희생 위에 나라가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정조회장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일본 국민과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가혹한 상황에서 숨진 영령을 생각하며 애도하고 감사의 정성을 바쳤다"고 말했다. 침략 전쟁인 태평양 전쟁의 전범 등이 합사돼 있는 곳을 참배하면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운 우크라이나를 언급한 것이다.
한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22일 일제히 참배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받드는 시설이다. 이 중 90%에 가까운 213만3,000위는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교수형 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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