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위급 대표단 파견 예정 직후...협정 체결 발표
中 남태평양 교두보 확보...美 "인도태평양 심각한 위험"
마나세 소가바레(왼쪽에서 두 번째) 솔로몬제도 총리가 2019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양자 안보협력협정에 최종 서명했다. 이번 협정 체결로 중국은 남태평양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뒤늦게 고위급 대표단을 솔로몬제도에 급파해 협정을 만류하려던 미국은 강력 반발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나세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중국과 안보협정에 이미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협정 체결은 지역 평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안보협력은 다른 어떤 나라나 동맹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내부 안보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 정부의 승인에 따라 최근 왕이 외교부장과 제레미아 마넬레 솔로몬제도 외교장관이 안보협정에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 AP 연합뉴스
양국의 안보협정 체결에 미국은 즉각 우려를 표했다. 백악관은 미국과 호주, 일본, 뉴질랜드 4개국 고위 당국자들이 “솔로몬제도와 중국간 안보협정 체결로 인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심각한 위험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양국의 안보협정 체결은 미국이 이에 반대하기 위해 솔로몬제도에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ㆍ태평양조정관 등 정부 고위급 대표단을 급파할 것이라고 밝힌 직후에 이뤄졌다.
미국 측 반응에 중국도 반박했다. 왕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협정은 어떠한 제3자도 겨냥하지 않으며 기존의 양자 또는 다자간 안보협력 체제를 대체하지 않는다”며 “그것이 미국에 왜 심각한 위험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 논리대로라면 태평양 도서국들은 미국 또는 그 동맹국과만 안보협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협정 전문과 발효 시점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협정으로 중국군 병력과 군함을 솔로몬제도에 파견하고, 현지에서 물류 보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솔로몬제도의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중국이 군과 무장경찰을 파견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번 협정으로 중국은 호주 동북부 해안에서 2,00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솔로몬제도에 자국군을 주둔시킬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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