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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은 꽃놀이패?... 윤석열 당선인도 국민의힘도 내심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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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은 꽃놀이패?... 윤석열 당선인도 국민의힘도 내심 웃는다

입력
2022.04.20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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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저지 뾰족한 수 없지만
①민주당 '입법독주' 부각되고
②인사청문회 '검수완박 토론회'로
③'한국형 FBI' 칼자루도 尹 정부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서울 용산공원 내 개방 부지에서 재난·안전사고 피해자 및 유가족들과 오찬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서울 용산공원 내 개방 부지에서 재난·안전사고 피해자 및 유가족들과 오찬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에 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민주당과 검찰의 협의를 주문하면서 국면이 바뀌었지만, 윤 당선인은 19일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검수완박 정국'에서 국민의힘은 무력하다. 172석 다수당인 민주당을 저지할 카드가 사실상 없다. 그럼에도 표정은 어둡지 않다. 검수완박 논쟁이 격화하는 것이 결과적으론 꽃놀이패라고 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속내, 뭘까.

거리 두는 尹당선인, 여론전 불 지피는 국민의힘

윤 당선인은 검수완박 논쟁 참전을 자제하고 있다. 검수완박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는 "검찰 공화국을 옹호하느냐"는 역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뜨겁게 논의되는 만큼 윤 당선인도 지켜보고 있다. 윤 당선인이 무엇보다 몰두하는 건 민생 회복"(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란 입장을 낸 것은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입법을 막아세울 제도적 힘은 없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해 8월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 강행에 제동을 걸었을 때처럼 다시 한번 중재에 나서는 것이 마지막 출구이지만, 크게 기대하진 않는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무리수를 부각하는 여론전에 주력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검수완박 정국' 내심 반기는 국민의힘... 왜?

국민의힘이 이처럼 느긋하게 거리를 두는 것은 검수완박 이슈가 정치적 호재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의 '제2의 입법 독주'가 부각되면 6ㆍ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재심판' 민심이 달아오를 수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검수완박은 ‘지민완박’(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완전 박살난다)”이라고 했다.

‘윤석열 내각’의 상징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통과하는 데도 검수완박 논쟁이 불리하지 않다고 국민의힘은 본다. ‘검수완박 대 반(反)검수완박’ 전선이 만들어지면, 한 후보자의 자격·자질 논란이 상대적으로 희석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인사청문회가 검수완박 토론으로 흐른다면 논리로 무장한 한 후보자가 완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15일 첫 출근부터 검수완박 추진을 “야반도주”에 빗대며 정면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이 검수완박 입법을 강행한다 해도 윤석열 정부가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은 국민의힘이 내심 안도하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의 후속 조치로 별도 수사기구를 신설해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 기능을 넘기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새 수사기구를 독립기관으로 만들든 법무부 산하에 두든, 제3의 후속 조치가 만들어지든,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힘'으로 손보면 된다는 게 국민의힘 속내라는 시각이 많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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