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 바탕 OTT 사업 등 뛰어들지 주목
신세계그룹이 영화 배급에 뛰어들며 영상사업 본격 행보에 나섰다. 그룹 자금력과 기존 사업 연계 등으로 영상산업 신흥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어 업계가 눈여겨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콘텐츠 자회사 마인드마크는 설경구 오달수 천우희 등이 출연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27일 개봉)를 배급한다. 2020년 4월 설립된 마인드마크가 영화 배급에 나선 것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처음이다.
마인드마크는 설립 이후 2년 동안 정중동 행보를 보여왔다.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369(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인간수업’ 제작)와 실크우드를 인수했고, KT 스튜디오지니와 콘텐츠 공동 제작 업무협약을 맺었으나 움직임은 눈에 크게 띄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김주성 대표가 영입된 이후 행보가 빨라졌다. 김 대표는 CJ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와우픽쳐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마인드마크의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스튜디오 369가 제작한 드라마 ‘크라임 퍼즐’을 지난해 10월 위성채널 스카이라이프 등에서 선을 보인 이후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두 번째 공개작이다. 올해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 이어 영화 2편 정도를 추가 배급할 계획이다. 김종원 마인드마크 수석 프로듀서는 “일단 지식재산권(IP)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경쟁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순수 창작, 원작 개발, 리메이크 등으로 나눠 접근 중”이라고 밝혔다.
영화업계는 관망세다. 마인드마크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나오지 않아서다. 그룹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유통 사업과의 연계 등 큰 그림이 나오면 신흥 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CJ ENM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콘텐트리중앙(옛 제이콘텐트리) 등이 콘텐츠 확보와 플랫폼 확장을 두고 ‘쩐의 전쟁’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신생업체 마인드마크가 살길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다수 케이블채널을 거느린 CJ ENM, 카카오톡ㆍ포털사이트 다음과 연계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종합편성채널 JTBC와 멀티플렉스체인 메가박스와 협업체계가 구축된 콘텐트리중앙과 달리 자체 플랫폼이 없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한 멀티플렉스 체인 관계자는 “마인드마크가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할지 아직 알 수 없어 판단하긴 힘들다”면서도 “잠재력을 지닌 회사임은 분명하나 자체 플랫폼 없인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신세계그룹이 유통업 경쟁자 쿠팡에 맞서기 위해 OTT 서비스 사업을 검토 중이며 마인드마크를 콘텐츠 생산기지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쿠팡은 배송서비스 로켓와우와 연계한 OTT 쿠팡플레이를 지난해 3월 선보인 후 예능콘텐츠 ‘SNL 코리아 리부트’로 화제를 모았다. 김종원 수석 프로듀서는 “구체적인 사업의 틀과 방향성을 다각도로 펼쳐놓고 확립해 가는 중”이라며 “이커머스 등 장기적으로는 그룹과의 시너지를 도모하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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