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고양이 집사라면 꼭 지켜야 하는 일종의 규칙이 있다는 것 아시나요? 바로 깨끗한 정리정돈입니다. 우리 고양이들은 울 원단처럼 보송보송한 천이나 장난감을 물고 빠는 일이 잦아요. 또한, 호기심이 정말 많아서 집 안에 굴러다니는 머리끈, 실, 고무, 비닐 등을 발견하고 발로 톡톡 건드리거나 입으로 가져가는 경우도 많죠. 이물을 삼킬 경우 장이 막히는 것은 물론 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기에 애초에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고양이가 볼 수 없는 곳에 보관해야 한답니다. 이 말은 즉, 평소 바닥이나 가구 위에 물건을 올려놓기 보다 서랍에 잘 정리해 보관해야 한다는 거죠!
최근 영국에서 집사의 덕목인 정리정돈을 왜 잘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전해졌어요. 고양이가 집 안에 굴러다니는 머리끈을 50개나 삼켜 대수술을 받았다고 하네요!
영국 워릭셔주 남부에 있는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 지역에 사는 남성 '폴 스프라겟(Paul Spraggett, 44세)'씨는 '베리(Berry, 2세)'라는 이름의 반려묘와 한 식구입니다. 스프라겟씨는 두 딸, 아내와 함께 반려묘 베리를 소중히 돌보죠. 그런데 최근 베리에게 이상 증상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해요. 어느 순간부터 베리는 식욕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죠. 밥을 주면 소량만 먹고 대부분 남겼다고 해요. 곡기를 아예 끊은 건 아니라 스프라겟씨는 큰 문제가 아니겠거니 하고 넘겼는데요. 어느 날 베리는 계속해서 구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복된 구토 증상과 더불어 물도 안 마시기 시작했죠. 스프라겟씨는 베리가 헤어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배가 아픈 줄 알고 바로 동물병원에 방문했는데요.
수의사는 베리의 상태를 보며 단순 헤어볼 문제가 아니며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했죠. 엑스레이 결과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베리의 위장 안에는 소화되지 못한 이물이 잔뜩 쌓여 있었죠. 엑스레이에 찍힌 모습을 자세히 살펴본 수의사는 이물 덩어리가 아마도 머리끈 같다고 말했는데요. 스프라겟씨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정신이 멍해졌다고 해요.
그의 딸 두 명은 머리끈을 항상 서랍이나 책상 위에 두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머리끈이야 잘 잃어버리는 물건 중 하나라 집 안에서 사라져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해요. 사실 사라진 머리끈은 모두 베리의 배 속 안에 있었는데 말이죠. 베리는 수술 말고는 다른 치료법이 없기에 응급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베리의 배 속에서 나온 머리끈은 무려 50개. 식도에서부터 위까지 머리끈이 가득 들어있었다고 해요.
베리의 주치의 '조 맥켄드리(Jo McKendry)'씨는 "베리는 내원했을 때 탈수 상태였어요. 더불어 복부 쪽을 만졌더니 소시지를 만지는 것처럼 단단하고 가득 찬 느낌을 받았고 바로 엑스레이를 찍은 거죠"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베리는 1년 넘는 시간 동안 조금씩 머리끈을 삼킨 것 같아요. 한 번에 이렇게 많은 양을 먹었을 리가 없죠"라고 전했습니다.
베리는 수술을 받고 빨리 회복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놀라운 점! 수술 후 건강을 완벽히 회복한 베리는 놀라운 식욕을 자랑하기 시작했죠. 깨작깨작 사료를 먹던 배리의 모습은 모두 과거일 뿐! 그릇에 사료를 떨어뜨리기 무섭게 베리는 모두 먹어치운다고 해요. 뿐만 아닙니다. 통통하던 뱃살도 모두 사라졌고 묘생 최저 몸무게를 자랑하죠. 베리는 그동안 몰래 먹었던 머리끈 때문에 식욕은 없었던 반면 머리끈 무게 때문에 살이 쪘었던 거예요. 스프라겟씨는 집 안에 머리끈 금지령을 내렸다고 해요. 머리를 안 묶을 수는 없으니 보관해야 하는 머리끈은 반드시 서랍 안에 넣기로 모두 약속했죠! 아무쪼록 베리가 앞으로 다시는 이물을 삼키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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