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응원 속에 단독 5위로 마감
1라운드 공동 49위서 '무서운 뒷심'
"올해엔 한국여자오픈서 웃고 싶다"
박현경(22·한국토지신탁)이 가는 길 따라 ‘구름 관중’이 몰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고 스타로 꼽히는 박현경은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첫날을 1오버파 공동 49위로 시작했음에도 주말 들어 본격적으로 몰려 든 갤러리 응원에 힘입어 무섭게 타수를 좁혔다. 박현경을 응원하던 갤러리들은 동반 선수에게도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등 성숙한 관전 문화로 화답했다.
박현경은 17일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단독 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가장 많은 갤러리가 몰린 파5 18번 홀 그린 주변에선 그의 세 번째 샷이 핀에 1m 거리에 떨어지자, 대회장엔 뜨거운 환호가 퍼졌다. 박현경은 특유의 밝은 미소로 팬들에게 인사하며 대회장을 빠져나왔다.
대회를 마친 박현경은 “1라운드를 마치고는 예선 통과 걱정을 했었는데, 대회를 진행할수록 컨디션과 샷 감각이 살아나 다행이었다”며 “순위를 많이 끌어올려서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실제 1, 2라운드에선 박현경의 미소를 보기 어려웠다. 1라운드 1오버파 공동 49위로 시작하며 컷 탈락 가능성이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박현경은 흔들리지 않았다. 2라운드에 2타를 줄이며 순위를 1언더파 공동 36위까지 끌어올렸고, 주말로 접어든 3라운드엔 무려 4타를 줄여 5언더파 공동 7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그린 세팅이 까다로웠던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박현경은 “아쉬움도 있지만, 솔직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현경은 이번 대회부터 시작된 ‘갤러리 입장’이 반갑다. 박현경은 “갤러리 응원 속에 경기한 게 오랜만이라 그런지 첫날엔 조금 긴장했었다”면서도 “마지막 라운드로 향할수록 힘이 되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수를 잃어도 팬들이 박수를 쳐주셔서 금방 회복되는 것 같았고, 주말엔 생각보다 많은 갤러리가 와 주셔서 더 즐겁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성숙한 갤러리 문화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일부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거나 전화 통화 소리가 들린 코스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골프 인기가 높아진 만큼 팬들의 관전 문화도 성숙한 모습이었다. 박현경은 “팬들께 다른 선수들도 홀 아웃 할 때까지 함께 응원해 달라고 꾸준히 부탁했는데, 지키려 노력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올해 목표는 갤러리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무관중 경기에서만 통산 3승을 거둔 점이 그는 아쉽다. 박현경은 “갤러리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시즌 첫 승을 거두는 게 지금의 목표”라며 “KLPGA 챔피언십 3연패도 좋지만, 지난해 눈물로 마무리했던 한국여자오픈에서 올해는 마지막에 웃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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