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엄호한 윤석열 당선인... '조국과 공정의 짐'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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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엄호한 윤석열 당선인... '조국과 공정의 짐'은 어쩌나

입력
2022.04.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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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감쌌다. 정 후보자가 근무한 경북대 의대에 그의 두 자녀가 편입한 과정에 부당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지만, 윤 당선인은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정 후보자도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부당 행위도 없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윤 당선인의 모습은 2019년 조국 사태 때의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와 닮았다. ①임명권자로서 명백한 위법 행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도덕성 의혹에 휩싸인 공직 후보자를 감싼다는 점 ②불공정에 분노하는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 ③그러는 사이 의혹 당사자가 무고함을 주장하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윤 당선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대학·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비리 수사를 주도하며 '공정의 수호자' 이미지를 굳혔고, 결국 대통령에 올랐다. 윤 당선인이 조국 사태 때의 문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선택을 하면 역풍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조국의 짐'이 윤 당선인의 어깨에 놓여 있는 셈이다.

①교수 자녀·의대 입시… 정호영·조국 의혹 판박이

"교수 부모가 쌓아 준 '스펙'으로 의대에 합격한 게 아니냐"는 점에서 정 후보자 자녀들이 받는 의혹은 조 전 장관 딸의 의전원 입시 비리와 유사하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 병원 부원장·원장으로 재직할 때 그의 딸,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연이어 학사 편입했다. 경북대 의대 편입은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성적 없이 구술 고사, 면접 평가, 학점, 영어 성적 등으로 합격자를 가르기 때문에 정성평가 비중이 매우 높다. 경북대 병원 최고위직인 정 후보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 후보자의 자녀들이 경북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논문 실적을 쌓아 의대 편입용 '스펙'을 쌓았다는 점도 조국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②셀프 해명 기자회견… 조국·정호영 대응도 닮았다

정 후보자가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도 조 전 장관과 비슷하다. 정 후보자는 17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23쪽 분량의 해명 자료집을 언론에 배포한 그는 40여 분 넘게 무고함을 강조했다. "자녀의 의대 편입이나 병역 처리 과정은 최대한 공정성이 담보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결과도 공정성을 의심할 대목이 없다"고 말했다. 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보다 자세히 해명하겠다"며 자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조 전 장관도 2019년 9월 장관 후보자로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국회에서 9시간이 넘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문 대통령은 그를 장관에 임명했다.

③尹 "팩트 있어야"… 조국 임명 강행 文의 논리?

윤 당선인은 정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부정적인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언론의 의혹 제기에 떠밀려 장관 지명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윤 당선인은 최근 정 후보자의 해명을 직접 들었다고 한다.

윤 당선인 측은 "국민적인 우려가 크긴 하지만 조민씨 사례처럼 명확한 위법·불법 행위가 드러난 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일단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국민 말씀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2019년 9월 조 전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조 전 장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 본인이 관여한 '증거'가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조 전 장관 딸의 입시 비리는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2022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④'정호영 카드' 꼭 필요한 이유에 물음표

윤 당선인이 쉽게 물러서지 않는 건 새 정부 초대 내각 인선 작업을 하면서 '보건복지 분야를 개혁할 인재'로 정 후보자를 직접 낙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문 대통령도 조 전 장관 임명 이유로 '사법 개혁 적임자'라는 이유를 꼽은 바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윤 당선인과 대학시절부터 교류한 '40년 지기'라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에 대해 끝내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김지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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