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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발생 1위국' 국내 위암 5년 생존율 77.5%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입력
2022.04.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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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성 위암, 생존율 크게 떨어져

짜고 자극적인 음식만 줄여도 발병 1위 암인 위암이 생길 위험이 줄어든다. 게티이미지뱅크

짜고 자극적인 음식만 줄여도 발병 1위 암인 위암이 생길 위험이 줄어든다. 게티이미지뱅크

위암은 건강검진으로 조기 발견이 많아지고 수술법과 항암제 발전으로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위암에는 위선암, 림프종, 위장관기질종양(GIST), 육종, 신경내분비암 등이 있다. 이 중 위 안쪽 점막 선세포에서 발생하는 위선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진행 정도에 따라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으로 나뉜다. 조기 위암은 위벽 점막층과 점막하층에만 국한된 암을 말한다. 이 단계를 넘어서거나 주변 림프절에 전이가 있는 경우 진행성 위암이라고 한다.

최근 10여 년간 국내 위암 발병률은 점차 줄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위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암 1위국'이다. 2위는 일본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년 신규 발생한 전체 암 환자 25만 명 가운데 11.6%(3만 명)가 위암으로 진단됐다. 특히 10만 명 당 위암 표준화 발생률은 30.8명으로 세계 1위의 위암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국내 위암 생존율은 77.5%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진행성 위암의 경우 조기 위암에 비해 생존율이 크게 떨어져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암이 발병하면 소화가 잘 안되거나 속 쓰림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다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병이 진행된 후 체중이 줄거나 극심한 복통, 구토, 위장관 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난 후 검사에서 위암 진단을 받으면 치료하기 어려워진다.

위암 발생 요인으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만성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 등이 있다.

이러한 질환은 식생활과 밀접히 관련돼 있는데 짜고 자극적인 음식, 태우거나 훈제한 가공육류를 섭취하는 식생활은 가장 널리 알려진 위험 요인이다. 이 때문에 위암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폭식을 삼가며 저염식을 습관화해야 한다. 또한 흡연, 과음,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등은 삼가야 한다.

위암은 위를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이 치료의 근간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광범위한 절제술을 실시하지는 않는다. 내시경 초음파검사에서 암이 깊지 않아 점막에 국한되고 조직검사에서 분화도가 좋다면 제한적으로 내시경을 통한 점막절제술만으로도 위암을 깨끗이 치료할 수 있다. 병변이 깊거나 분화도가 나쁘다면 위 주변 림프절 전이가 있을 수 있기에 광범위한 절제 수술이 필요하다.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위 주위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2~3기 진행성 위암은 반드시 수술해야 하며, 수술 후 병기에 따라 보조 항암 요법을 시행한다. 수술 시 위 절제뿐만 아니라 위 주변 림프절도 잘라낸다.

최근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다만 위암이 많이 진행돼 림프절 전이가 많이 됐거나 주변 장기를 침범했다면 개복 수술을 진행한다.

위 절제 범위는 암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보통 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실제 크기보다 더 많이 절제하는데, 주로 위아전절제술과 위전절제술을 시행한다. 일부 상부 위암은 근위위절제술을 적용하기도 한다.

위 절제 시 섭취 음식물이 십이지장이나 소장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장을 연결해주는 재건술도 함께 시행한다. 수술은 3~4시간 걸리는데, 개복 수술뿐만 아니라 복강경 혹은 로봇 수술로도 진행된다.

최소 침습 수술인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은 전통적인 개복 수술보다 수술 후 흉터가 작고 통증이 적으며 빨리 회복돼 일상생활 복귀가 빨라질 수 있다.

이전에는 진행형 위암은 개복 수술로, 조기 위암은 복강경 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 진행된 연구에서는 조기 위암뿐만 아니라 진행성 위암도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보다 합병증이 적고 재발률은 같다는 것이 입증됐다.

국내 위암 수술은 대부분 최소침습수술로 진행하며, 특히 최근 복강경과 로봇 수술 시 위 주변 림프절을 볼 수 있는 근적외선 형광 영상 카메라를 사용해 전보다 림프절 절제가 정확해졌다.

수술을 하면 위 크기가 줄거나 없어지고, 위로 가는 신경을 잘라내기에 수술 전보다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음식물을 조금만 먹어도 불편하고 목에 걸리는 듯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직후에는 평소보다 먹는 양을 크게 줄이고 천천히 여러 번 나눠 먹어야 한다. 더불어 영양 상태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식사량이 늘어 수술 전과 같은 양을 먹을 수 있게 되더라도 체내 흡수가 잘 안돼 체중이 줄고 빈혈이나 영양 결핍이 생길 수 있다.

이중호 용인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위암을 예방하고 재발을 막으려면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정기 건강검진으로 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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