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로런스 웡 재무장관 차기 총리 추인
성공적 방역 지휘ㆍ과감한 정책 긍정 평가
19년째 집권 중인 리셴룽(70) 싱가포르 총리가 자신의 후계자로 로런스 웡(49) 재무장관을 낙점했다. 1965년 싱가포르 독립 이후 4번째 총리다.
15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여당 간부 및 각부 장관 등과 협의한 끝에 웡 장관을 4G(세대) 그룹의 리더로 결정했다"며 "각료 회의를 거친 뒤 새 내각 인선과 함께 그를 새 총리로 최종 추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어 "누군가를 이끌 권리는 상속되는 것이 아니라 각 세대의 지도자들에 의해 새롭게 얻어지는 것"이라며 "싱가포르 정치인의 압도적 다수가 웡 장관을 지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한 이후 현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이 줄곧 집권하고 있는데, 총리는 PAP 지도부 논의나 소속 의원들의 추인을 통해 지명ㆍ확정한다. 지난 2015년 은퇴를 예고했던 리 총리는 2년 전 치른 총선 이후 "2022년부터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정치인이 싱가포르를 이끌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웡 장관은 PAP를 이끄는 젊은 정치 지도자들인 이른바 ‘4G 그룹’ 소속이다. 4G 그룹 리더이면서 차기 총리로 유력했던 헹 스위킷(61) 부총리가 지난해 4월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웡 장관이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 2020년 위기대응팀 공동의장을 맡으며 성공적으로 방역을 이끌었고, 지난해 4월 재무장관을 맡으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과감한 재무정책을 펼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웡 장관은 리 총리의 뜻을 이어받아 새 내각을 4G 그룹 중심으로 이끌어 갈 계획이다. 그는 여당의 지명 결정 이후 "싱가포르 정치 리더십은 한 사람이 아니라 팀으로 유지돼 왔다"며 "코로나19 사태를 함께 이겨 낸 4G 동료들과 함께 싱가포르를 더 안전하고 강력한 국가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지에선 총리 경쟁자였던 옹예쿵(52) 보건장관, 찬춘싱(52) 교육부장관, 데스먼드 리(45) 국가개발부 장관 등이 내각의 핵심 요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65년 독립한 싱가포르의 역대 총리는 단 세 명으로, 모두 PAP 소속이다. 국부(國父) 리콴유 초대 총리가 1990년까지, 후임 고촉동 총리는 2004년까지 집권했다. 이후 리콴유의 장남인 리셴룽 총리가 정권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내각을 이끌어 왔다.
웡 장관은 싱가포르 빅토리아 주니어 칼리지에 입학한 뒤 미국에서 경제학 학사·석사 학위와 행정학 석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이후 싱가포르로 돌아와 산업통상부와 재무부, 보건부 등에서 활동했다. 2005년에는 리셴룽 총리 수석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었고, 2011년 총선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그는 2014년 문화사회청소년부 장관을 시작으로, 국가개발부ㆍ교육부ㆍ재무부 장관 등을 차례로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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