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 지명, '윤석열표 공정' 흔든 충격 인사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 '윤석열표 공정' 흔든 충격 인사

입력
2022.04.14 04:30
수정
2022.04.15 07:33
0 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2차 내각 인선을 발표하는 동안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마스크를 고쳐쓰며 생각에 잠겨 있다.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한 부원장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 사람'과 끝내 거리를 두지 못했다.

윤 당선인은 13일 검찰 내 대표적 ‘윤석열 라인’인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법무부 장관에 전격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 사유화'와 '검찰 수사 개입'을 비판하며 법무부 장관에 정치인을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한 검사장을 기용함으로써 사실상 말을 뒤집었다.

윤 당선인의 선택은 최대 브랜드인 ‘공정’의 가치에 스스로 상처를 입혔다. 검찰 인사권을 쥔 법무부 장관에 최측근을 써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당선돼 검찰 권력이 더 비대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인사를 '윤석열 정부의 보복 수사 선언'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했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까지 남은 한 달을 '검찰 권력 논쟁'이 집어삼키게 됐다.

예상 뒤엎고 한동훈 지명... 윤석열 “유창한 영어 글로벌 스탠더드"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열린 2차 내각 인선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자를 직접 소개했다. “20여 년간 법무부, 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쳤고 수사, 재판, 검찰제도, 법무행정 분야의 전문성을 쌓았다”며 “법무행정의 현대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사법시스템을 정립하는 데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영어 실력이 유창하다"고도 했다.

한 후보자 지명이 초대형 충격파를 던졌지만, 윤 당선인은 “절대 파격 인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장에서 윤 당선인 바로 뒤에 서 있던 한 후보자 역시 “나이나 경력 때문에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해온 것을 바탕으로 용기와 헌신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40대(1973년생)에 사법연수원 27기(박범계 현 장관이 23기, 김오수 검찰총장은 20기)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가 끝난 후 인수위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검찰인사 손에 쥐나… 불공정ㆍ내로남불 위기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과 가장 가까운 검사다. 2004년 대검찰정 중앙수사부에서 함께 일한 이래 '서울중앙지검장과 3차장 검사', '검찰총장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을 지내며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호흡을 맞췄다. 윤 당선인은 대선 전 언론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를 가리켜 “(수사를)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검사 시절의 '애정'이 대통령의 인사에 이처럼 빨리, 노골적으로 반영될 것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권을 통해 윤 당선인이 검찰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우려를 받는 상황을 만들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로 대통령의 권력 남용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약속도 의심받게 됐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가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에 최측근 정치인을 기용해 법치주의를 유린했다면서 스스로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한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또 다른 법조계 최측근인 이상민 변호사를 행안부 장관에 낙점함으로써 '내로남불' 프레임을 자초했다. 정권 교체의 원동력이 된 '법치'와 '공정'에의 약속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현 정권 겨냥’ 시그널… 집권 전부터 정국 ‘보복 프레임’ 속으로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현 정권의 견제를 받은 이후 검찰 내에서 좌천됐다. 이른바 ‘채널A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고발하는 등 여권과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민주당이 한 후보자의 등장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보복 수사 통첩'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 권력을 사유화하고 서슬 퍼런 검찰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자도 적폐 수사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검찰은 나쁜 놈을 잘 잡으면 된다. 효율적으로 실력 있게, 법과 상식에 맞게 진영을 가리지 않고 나쁜 놈들 잘 잡으면 된다”고 했다.

민주당이 12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 입법 방침을 확정한 데 이어 '한동훈'이라는 대형 변수가 등장하면서 정국은 검찰 권력을 둘러싼 싸움으로 빨려들어가게 됐다.

지난 2020년 2월 13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부산고등·지방 검찰청을 찾아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인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현빈 기자
강유빈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라이브 이슈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