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 히타치제작소가 급여나 총 근무시간을 그대로 둔 채 주3일 쉴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한다. 우수 인재를 끌어들이고 종업원의 근로 의욕을 높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는 본사 임직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매월 정해진 노동시간을 근무일마다 유연하게 할당할 수 있는 제도를 올해 중에 도입한다. 현재는 하루 최소 3.75시간을 근무해야 하지만, 이 하한선을 없애 특정 근무일을 휴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대신 다른 날 근무시간을 조금씩 늘려 총 근무시간을 맞추면 된다. 예를 들어 월~목요일 근로시간을 기존의 7시간 45분 대신 9~10시간으로 늘리고 대신 금요일 근무시간을 제로로 만들면 금~일요일 사흘간 쉴 수 있다. 월 단위 조정이므로 월 전반에는 평소보다 근무시간을 늘리고 월말에 황금연휴를 누리는 것도 가능하다.
신문에 따르면 지금까지 기업들이 도입한 주3일 휴무제는 간병 등 사정이 있는 직원을 고려한 경우가 많았다. 근무일이 줄어드는 만큼 총 노동시간이 줄어 임금도 축소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히타치의 방식은 총 노동시간이 유지돼 임금도 그대로다.
정보기술(IT) 대기업인 NEC도 올해 주3일 휴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본사 사원 2만 명을 대상으로 먼저 실시하고 차례로 그룹사에 확대한다. 이 회사는 근무일수가 줄어드는 만큼 임금은 감액한다는 쪽으로 검토 중이다. 파나소닉 HD도 지주회사나 일부 자회사 사원을 대상으로 올해 주3일 휴무제를 시험 시행할 예정이다.
신문은 주3일 휴무제가 ‘성과 중시형 근무 방식의 하나’라며 “IT 관련 업무가 증가하는 등 산업의 서비스화와 지식 집약화가 진행되면서 노동시간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게 됐다”며 “종업원에게 노동시간에 대한 재량권을 인정하고 성과로 평가하는 구조의 정비가 기업에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장 노동 등을 제외하면 일하는 시간과 성과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노동의 척도를 (성과가 아닌) 근무시간으로 여겨 온 일본이 종업원의 근로 방식을 바꿀 수 있느냐가 과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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