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이하나 무시할 수 없는 재미… ‘신비한 동물들'과 마법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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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하나 무시할 수 없는 재미… ‘신비한 동물들'과 마법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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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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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개봉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마스 미켈센은 '신비한 동물들과 덤불도어의 비밀'에서 악당 그린델왈드로 새롭게 합류했다. 얼굴만으로도 여러 감정을 불러내는 그의 연기가 매혹적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특색이 없다. 인물들은 일차원적이고, 이야기는 새롭지 않다. 일직선으로 뻗은 넓은 도로를 제한속도를 지키며 장애물 없이 내달리는 기분이라고 할까. 따분하다. 하지만 흥미거리가 아예 없지는 않다. 현실을 벗어난 볼거리들이 상상을 자극하고, 배우들의 호연이 즐겁다. 별미는 아니나 익숙해서 자주 찾게 되는 음식점의 맛과 같다. 새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불도어의 비밀’에 대한 인상이다.

‘해리포터’ 시리즈 이전 시공간을 다룬 ‘신비한 동물들’의 세 번째 이야기다. 2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2018)를 이어간다. 시기는 1930년대. 그린델왈드(마스 미켈센)는 순수 혈통 마법사들이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는 그릇된 믿음을 이어간다. 세력을 재규합해 맞수 덤블도어(주드 로) 일행에 대한 반격에 나서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덤블도어(오른쪽)는 악당 그린델왈드와 젊은 시절 특별한 관계였다. 두 사람은 적대적인 상황이나 서로를 공격할 수 없는 마법으로 맺어져 있기도 하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그린델왈드는 예지력을 지닌 신비로운 동물 ‘기린’ 새끼를 손에 넣으며 힘을 키운다. 몸은 비늘에 덮여있고, 말의 형상을 한 동물이다. 여러 범죄로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그린델왈드는 국제마법사연맹으로부터 면죄부까지 받는다. 마법을 발휘할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머글)을 힘으로 복속시켜야 한다는 그의 선동이 많은 마법사들의 호응을 얻어서다. 그린델왈드는 내친김에 마법사연맹 수장 자리에 도전한다. 덤블도어는 제자인 마법동물학자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 머글 코왈스키(댄 포글러) 등과 함께 그린델왈드의 음모에 맞서기 위해 나선다.

그린델왈드 세력과 덤블도어 일행의 대결 위에 그동안 감춰졌던 이야기들이 더해진다. 그린델왈드와 덤블도어의 남달랐던 과거, 분노를 에너지로 살아가는 젊은 마법사 베어본(에즈라 밀러)의 출생의 비밀 등이 드러난다.

마법세계에 존재하는 신비한 동물들을 보는 재미는 여전하다. 에디 에드메인은 순박하고 정의로운 스캐맨터를 안정감 있게 그려낸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판타지물의 장점인 볼거리를 앞세운다. 마법세계에나 존재할 만한 기이한 동물들의 면면이 흥미를 돋우려 한다. 시신경을 압박할 정도는 아니나 쏠쏠한 눈요기거리다. 상상과 컴퓨터그래픽(CG)이 어우러져 빚언진 시각효과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더 매력적이다.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레드메인은 여전히 순박한 표정으로 정의로운 스캐맨더를 그려내며 마음을 두드린다. 미켈센의 합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미켈센은 이전까지 그린델왈드 역을 맡았던 조니 뎁이 가정 폭력으로 하차하면서 시리즈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우수 어린 눈빛에 단호한 입매만으로도 사연 있는 악당을 뎁보다 더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나치가 세계를 위협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메시지는 선명하다. 인류의 우열을 가리고, 우등한 자가 열등한 자를 지배해야 한다는 위험한 사고를 비판한다. 극우 지도자라고 할 그린델왈드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권력을 휘어잡는 과정은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조응하기도 한다.

영국 감독 데이비드 예이츠가 연출했다. 그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2007) 이후 ‘해리 포터’ 시리즈를 4편 연출했고, ‘신비한 동물들’의 메가폰을 계속 잡아왔다. 익숙한 이야기 전개 방식에 기시감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여겨진다. 개봉 13일, 12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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