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 22~42세 구직자 1,061명 조사
'청년의 구직 횟수·연령이 하향 취업에 미치는 영향'
일정 연령 넘기면 첫 직장 비정규직일 확률 높아져
청년층의 취업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청년들의 구직 횟수가 늘 때마다 '하향 취업' 할 확률도 비례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청년들이 계속된 구직 실패로 교육 수준과 비교해 업무 내용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자리를 첫 직장으로 가졌다는 의미다.
11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청년층의 첫 취업 시 구직 횟수와 연령이 하향 취업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청년들의 구직 횟수가 한 단위(1회) 늘 때마다 하향 취업의 가능성이 1.5%씩 높아졌다.
연구는 한국고용정보원의 9~13차 청년패널조사에 참여한 22~42세 1,06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용정보원은 2007년부터 15~29세 청년층을 표본으로 취업 여부, 근로 환경 등을 추적조사하고 있는데, 이들의 2015~2019년 답변 중 이전까지 '한 번도 취업을 하지 않았다'는 사례만 골라 이들의 취업 과정을 추적하고,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평균 연령은 27.5세, 최종 학력이 '대학 졸업'인 경우가 68.4%, 평균 임금 수준은 204만9,510원이었다. 첫 직장에 정규직으로 입사한 경우는 73%다.
이들이 첫 직장을 구하기까지 시도한 평균 구직 횟수는 4.6회였다. 다만 최소 1회에서 최대 100회까지로 개인 편차가 컸다. 이들에게 '자신의 교육 수준에 비해 업무 수준과 내용이 낮은가'를 물어 '수준이 아주 낮다', '낮다'로 응답한 경우를 하향취업으로, '수준이 적절하다'와 '수준이 (아주) 높다'를 비하향 취업으로 여겨 분석했다. 그 결과 구직 횟수가 1회 증가할 때마다 하향 취업할 확률도 1.5%씩 커졌고, 1,061명 중 하향 취업했다는 답변이 118명(11.1%)에 달했다.
일정 연령 넘기면 첫 직장 비정규직 확률 상승
연구진은 "(기존 연구는) 구직 횟수가 증가할수록 취업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제시하지만, 이는(실증 추적 연구는) 여러 차례 구직에 도전했다가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청년층이 취업의 눈높이를 낮추고 하향 취업을 선택했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다만 구직 횟수와 첫 직장의 정규직, 비정규직의 상관 관계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을 만큼 뚜렷하지 않았다.
연령과 첫 직장의 정규직 여부는 역U자형 관계가 존재했다. 즉, 첫 취업 당시 청년층의 연령이 낮으면 비정규직 취업 가능성이 높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정규직 취업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일정 연령을 넘기면 다시 비정규직 취업 가능성이 높았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에서 비정규직이라고 응답한 청년층은 287명(27%)이었다.
연구진은 "인적자원의 활용 문제는 개인이나 국가 차원에서도 매우 큰 손실이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20대 고용률은 30~40대 고용률에 비해 매우 낮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40대 고용률이 2015년 79.1%, 2017년 79.4%, 2019년 78.4%로 꾸준히 70%대 후반을 기록한 데 비해 20대 고용률은 2015년 57.9%, 2017년 57.6%로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0년은 55.7%로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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