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의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1)가 지난 10일 경기 내내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퍼펙트 게임’을 달성하자 일본 야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13연속 탈삼진 기록도 세운 역사적인 쾌투에 찬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2019년 고교시절 소속팀 감독이 ‘꿈의 무대’인 고시엔(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진출 결정전에서 그의 어깨 부상을 막기 위해 출전시키지 않았던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감독의 판단에 논란이 많았지만 '선수를 혹사시키지 않은 판단이 옳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사키는 고교 시절부터 시속 163㎞의 강속구를 던져 모두가 주목하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9년 7월 25일 열린 고시엔 예선 이와테현 결승전에서 오후나토(大船渡)고교의 고쿠보 요헤이 감독은 선수 보호를 이유로 그를 등판시키지 않았다. 그의 결장으로 팀은 2-12로 패했고, 선수들은 고시엔 무대를 밟지 못했다.
당시 아사히신문과 스포츠 전문매체 등의 보도에 따르면, 경기 후 고쿠보 감독은 “어깨 고장을 막기 위해 기용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3년 중 가장 고장 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출전하라는) 결단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사사키는 준결승까지 총 435개의 공을 던졌고, 의료 스태프에게 팔꿈치 이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고쿠보 감독은 미국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며 선수들의 투구수 제한 등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배워 왔다고 한다. 당시 사사키에게도 골밀도 검사를 받게 해, “아직 어른의 뼈가 아니다”라며 신체가 더 성장할 수 있으니 몸에 부담을 주는 강속구는 피하고 변화구를 다루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
선수 보호를 위해 내린 판단이지만, 고시엔 출전을 사실상 포기한 이 결정은 찬반 양론을 일으켰다. 학교에는 250여 건의 불만이 전해졌다. 특히 재일동포출신 전설적인 타자 장훈은 TV에서 "반드시 던지게 했어야 했다. 감독과 사사키만의 팀이 아니다"라며 "선수들은 3년간 필사적으로 연습하고, 고시엔이 꿈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프로야구 통산 400승을 기록한 투수 가네다 마사이치로부터 같은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며, "찬반이 아니라 99%가 등판했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다르빗슈 유는 반대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당시엔 감독의 결정을 비난하는 의견이 더 많았지만, 이번 퍼펙트 게임 달성 후 소셜미디어에는 ‘감독이 옳았던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사키는 10일 일본 지바현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27명의 타자를 상대로 누구도 출루시키지 않는 ‘퍼펙트 투구’를 했다. 19개의 탈삼진 중 13개는 연속으로 빼앗아, 이 부문 이전 기록(9연속 탈삼진)을 경신했다. 사사키는 총 105개의 공을 던졌고, 팀은 6-0으로 승리했다. 일본 프로야구 86년의 역사에서 퍼펙트 게임이 나온 건 16번째이며, 1994년 5월 18일 마키하라 히로시(당시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에선 아직 퍼펙트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
사사키는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 “안타를 허용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포수만 믿으며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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