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7800원... 전날 이어 52주 신저가
증권가도 속속 목표가 하향
서학개미 "애플 사자" 2200억 매수
500만 삼성전자 주주의 속이 타고 있다. 올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연중 최저점을 깨가며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10만 전자'를 연호하며 믿음의 매수를 해왔건만, 어느새 주가는 7만 원대를 밑돌고 있다. 이에 일찌감치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로 돌변한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예고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과 같은 악재를 겪고도 해외 대형 주식의 수익률이 더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서다.
8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29% 하락한 6만7,800원에 마감하면서 전날에 이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8,000원을 밑돈 건 2020년 12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연초 대비 14% 가까이 하락했고, 지난해 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종가 기준 9만1,000원)와 비교하면 25.5%나 떨어졌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는 부진한 주가를 저가매수 기회로 여기며, 최근 한 달 새(3월 7일~4월 8일) 국내 주식 가운데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기간 개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5조5,300억 원에 달한다. 순매수 2위 SK하이닉스(1조1,300억 원)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3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6%나 하락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분위기다. 인플레이션 압력 등 거시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낮다는 게 이유다. 하나금융투자(10만1,000원→9만5,000원)를 비롯해 KB증권(10만 원→9만 원), 하이투자증권(9만4,000원→8만9,000원), 유진투자증권(9만3,000원→8만8,000원) 등은 줄줄이 목표주가를 내린 상태다.
좀처럼 탄력을 찾지 못하는 주가에 지친 개인들은 점차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사이(3월 8일~4월 7일)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에 애플이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애플을 1억8,500만 달러가량이나 사들였다. 우리 돈 2,264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미 중앙은행의 강도 높은 긴축 예고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악재에 애플 역시 3월 초 주가가 160달러를 밑돌기도 했지만, 한 달 새 주가는 10% 가까이 뛰며 170달러대에 안착한 상태다. 증권사들은 "애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스마트폰 판매량을 경신할 것"이라며 실적 강세를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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