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 상태에서 좌향좌 강요해 성적 수치심 안겨"
외모 비하에 일상적 폭언 "자살 충동까지 호소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육군 파견부대에서 발생한 가혹 행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 5군단 전방 관측소(O.P.) 부대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에게 차가운 물을 뿌리고 음식을 강제로 먹도록 하는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7일 서울 마포구 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5군단 소속으로 6사단 내 TOD(열상감시장비) 감시 업무를 하는 부대에서 한 달간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에게 각종 가혹행위를 해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센터가 4일 받은 제보에 따르면, 해당 부대 최선임으로 가해자인 A상병은 후임병들에게 일상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일삼고, TOD 감시 업무를 후임병에게 전가하기도 했다.
A상병은 지난달 6일 다른 병사들과 샤워하던 중 '나랑 샤워하려면 찬물로 샤워해야 한다'며 차가운 물을 피해자에게 뿌렸다. 양치질을 하던 피해자에게 복명복창을 강요하며 좌향좌를 20회 시키기도 했다. 센터는 "피해자는 나체 상태로 해괴한 가혹행위를 당해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모멸감과 성적 수치심을 강하게 느꼈다"고 전했다.
이달 2일 저녁 진행된 부대 회식에서 배달된 음식이 많아 남게 되자, A상병을 비롯한 다른 상병들이 "요새 애들은 왜 이러지, 빨리 먹어"라며 남은 음식을 강제로 먹을 것을 강요했다. A상병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자리를 비우고 나서야 음식을 버릴 수 있었는데, 이를 본 A상병은 "요새 진짜 개념 없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상병은 이외에도 피해자 한 명에게 "이 새X 얼굴 왜케 X같이 생겼지? 와 X발, 진짜 X같다"며 외모를 비하하고, 마주칠 때마다 "아 저 새X 죽일까? 진짜 X같이 생겼네 X발"이라고 일상적으로 폭언을 했다고 센터는 주장했다.
센터는 "30명가량의 소수 인원이 근무하는 이 부대는 군단에서 전방으로 파견한 부대로, 열악한 복무 환경 등을 지적받아온 곳"이라면서 "피해자들은 반복되는 가혹행위와 위협적 상황 속에서 자살 충동까지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부대는 사건을 인지한 뒤 전날 감찰반을 파견해 현재까지 확인된 가해자 3명과 피해자 다수를 분리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각 군은 파견부대 등 특수한 환경이 인권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음을 주지하고,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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