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5월부터 연준 자산 '950억 달러'씩 축소
22년 만에 기준금리 0.5%p 인상 나설 수도
코스피 2700 붕괴… 글로벌 증시 일제히 하락
미국 중앙은행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매월 최대 950억 달러(약 115조 원) 규모의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에 착수할 전망이다. 양적긴축 규모는 과거 금융위기 당시의 2배에 육박한다. 아울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도 기정사실화됐다. 미국이 22년 만에 빅스텝을 밟을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단숨에 1%로 올라서게 된다.
미국이 ‘양적긴축’과 ‘빅스텝’이라는 두 개의 긴축 카드를 세트로 꺼내 들자 전 세계 금융시장은 비명을 질렀다.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코스피 역시 2,700선이 붕괴됐다.
더 강력해진 양적긴축 … 빅스텝은 시간문제
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지난달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이르면 5월 FOMC에서 양적긴축을 시작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는데, 두 달 만에 또 다른 유동성 회수 조치인 ‘양적긴축’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금리인상과 양적긴축 사이에 약 2년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조치다.
양적긴축 규모 역시 금융위기 당시의 2배에 달한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양적긴축의) 월 상한선을 미 국채 6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로 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축소 규모(매월 500억 달러)의 2배에 달한다. 연준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긴축 규모를 월 상한선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연준의 보유 자산은 코로나19 직전 4조 달러에서 현재는 9조 달러까지 불어난 상황이다. 이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연준의 자산이 5,000억 달러 줄어들 경우, 0.25%포인트 금리 인상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스텝도 기정사실화됐다. 의사록은 “다수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상승하거나 심화된다면 향후 회의에서 한 번 이상의 0.50%포인트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미 다수의 참석자들은 지난달 빅스텝을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고려해 0.25%포인트 인상에 그쳤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제 빅스텝은 시간문제가 된 셈이다.
코스피 2700선 붕괴… 삼성전자 '52주 신저가'
연준의 긴축 가속화 계획이 밝혀지면서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우선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나스닥(-2.22%)을 중심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미 증시가 문을 닫은 후 7일 개장한 코스피도 13영업일 만에 2,700선을 내주며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17포인트(1.43%) 떨어진 2,695.86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이날 역대 최대 1분기 매출 실적을 공개했지만,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며 52주 신저가인 6만8,000원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1.69%) △중국 상하이종합(-1.42%) △대만 가권(-1.96%) 등 동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정부분 예상을 했더라도 긴축의 충격을 벗어날 수는 없다"며 "긴축을 경험해보지 못한 투자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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