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대 합격한 여든 살 이웅조씨
"경영학 배워 주택관리사 될 겁니다"
"도전은 끝이 없다."
올해 경기 안산시 신안산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만학도 새내기' 이웅조(80)씨의 평소 신조다.
유년시절 한국전쟁을 겪은 이씨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생계에 뛰어들었다. 평생 농사, 건설 현장, 시청 임시직 등으로 일하며 6남매를 키웠다. 그러다 4년 전 평생교육기관을 통해 중·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했고 올해 2월 졸업했다.
주변 사람들과 자식들은 "그만하면 많이 노력하셨다. 이제 그만 쉬시라"고 했지만 그는 '고등학교 졸업장'에 만족하지 못했다. 이씨와 함께 평생교육과정을 마친 동료 가운데 대학 문을 두드린 이들은 "남은 여생 사회에 봉사하겠다"며 대부분 사회복지과로 갔다. 그러나 그는 경영학과를 택했다. 이씨는 "단순히 학업의 한을 풀기 위해 대학에 온 게 아니다"며 "졸업 후 주택관리사가 목표다. 꿈을 위해 매 학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7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에 따르면, 이씨처럼 평생교육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주자동차대학교(충남 보령) 22학번 김명한씨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1951년생으로 71세다. 올해 입학생 대부분이 2003년생이니 50년 넘게 차이가 난다.
김씨는 1991년부터 약 30년간 강원 속초에서 자동차 정비학원과 중장비·자동차 운전 전문학원을 운영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하루하루 자동차 관련 신기술에 대한 배움의 욕구가 그를 대학으로 이끌었다. 김씨는 "살아보니 배움엔 끝이 없더라"고 입학 소감을 밝혔다.
이 밖에도 최근 일반대 졸업 후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전문대에 진학하는 이른바 '유턴 입학'도 늘어나는 추세다.
배연희(23)씨는 순천대 법대 2학년을 다니다가 코로나19를 경험하며 보건의료행정에 관심을 가져 다시 청암대 보건의료행정과(전남 순천)에 입학했다. 동국대에서 호텔 관련 전공을 마치고 부산의 일급호텔서 일하던 박수진(25)씨도 간호사의 꿈을 이루고 싶어 진주보건대 간호학부(경남 진주) 새내기가 됐다. 박씨는 "언젠가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대학이기에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은 "제2의 도전을 하거나 원하는 전공을 찾아 다시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전문대가 인생 이모작을 위한 평생 직업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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