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배고파" 우는데... '계곡살인' 이은해, 생명보험료 월 70만 원 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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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편 "배고파" 우는데... '계곡살인' 이은해, 생명보험료 월 70만 원 납부

입력
2022.04.06 11:46
수정
2022.04.0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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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개월 뒤 생보 4개, 손보 2개 가입
남편 사망한 시점은 보험시효 4시간 전

가평 용소계곡 살인 사건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인천지검 제공

경기 가평군에서 발생한 '계곡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은해(31)씨가 2019년 숨진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 명의로 8억원짜리 생명보험을 가입하고 매월 최소 70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편은 “배가 고프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데도, 아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액의 보험료를 낸 것이다. 검찰과 경찰은 남편의 '인위적 죽음'을 노린 고의적 보험사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6일 경찰, 생명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이씨는 윤씨와 혼인신고를 한 지 5개월만인 2017년 8월 윤씨를 피보험자로 해 보험회사 한 곳에 생명보험 상품 4개를 동시 가입했다. 이씨는 윤씨를 피보험자로 올려 2개의 손해보험 상품도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들 보험을 계약하면서 수익자(보험금 수령자)를 자신으로 지정했다. 그는 최소 6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해, 매월 최소 70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납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월 납입 보험료가 상당히 고액이고, 4개의 생명보험에 한꺼번에 가입한 것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가 거액을 보험료로 납부하는 동안 남편은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가 생전에 보낸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윤씨는 아내에게 생활고를 호소하며 금전적 지원을 요청했다.

메시지에서 윤씨는 “전기가 곧 끊긴대. 3개월 3만8000원인데, 전기세 좀 도와주라” “은해야 나 너무 배고파. 안경도 사고 싶고 운동화도 사고 싶고. 라면 살 돈도 없어” “신발이 찢어져서 창피해” “만원만 입금해줘.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랑 생수 사먹게” 등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호소를 계속했다.

보험 가입 이후 윤씨는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한 일을 몇 번이나 겪었다.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복어 피 등이 섞인 음식을 먹은 뒤 위험에 처했다가 간신히 안정을 찾았었고, 그해 5월엔 경기 용인시 낚시터에서 물에 빠졌다가 일행의 도움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물 밖으로 나왔다. 결국 윤씨는 그 해 6월 아내와 함께 가평군 용소계곡에 놀러 갔다가 물에 빠져 숨졌다.

공개수배된 이은해 남편이 숨진 경기 가평군 용소폭포 주변 접근금지 표식. 뉴스1

윤씨의 사망시점은 당시 생명보험 시효(7월1일)가 끝나기 불과 4시간 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가 그 해 5월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해 보험시효 만료 통지를 받았던 점도 이번에 새롭게 드러났다. 이에 대해 생보협회 관계자는 “이씨가 남편 사망 4개월 뒤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사기 가능성이 커 보험금 지급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금 수령을 위해 남편을 목표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계획범죄 정황이 짙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씨와 내연남 조현수(30)씨가 윤씨의 사망보험금 8억원을 타낼 목적으로 수영을 하지 못하는 윤씨를 계곡으로 데려가 살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가평 사건 이전에 남편 살해를 시도한 살인미수 혐의도 조사 중이다.

한편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씨의 과거 남자친구가 수상한 죽음을 당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이씨가 관련된 것으로 의심받는 사건은 2010년의 '석바위사거리 사고'다. 당시 인천 미추홀구(당시 남구) 석바위사거리 도로에서 이씨와 남자친구가 타고 있던 차량이 사고가 났고, 이 사고 결과 남자친구만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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