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극초음속 개발 앞서자
오커스 차원서 공동 억제
미국·영국·호주 3국 간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가 공동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기술력이 앞서 있는 러시아와 중국을 따라잡기 위한 행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5일(현지시간) 통화 후 공동성명을 내고 극초음속 미사일과 반(反)극초음속 미사일 능력, 전자전 역량에 대한 새로운 협력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오커스는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출범했다. 당시 미국과 영국은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지원키로 하는 등 기존 동맹관계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군사적 협력을 예고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핵추진잠수함에 더해 이번에는 차세대 미사일 개발로 협력 범위를 또 한번 넓힌 것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래 전쟁의 판도를 좌우할 '게임체인저'로 최근 급부상한 무기 체계다. 저고도로 비행하는 데다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를 낸다는 점에서 이를 요격할 방어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극초음속 미사일 분야에서 미국 등 서방은 중·러에 다소 뒤처진 상태다. 러시아 공중우주국은 킨잘(Kh-47M2) 시험 운용을 위한 비행대대를 2017년 12월 배치했으며, 2018년 3월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킨잘을 사용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적용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오커스가 공동 개발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러시아에 이어 중국도 극초음속 미사일 실전 배치에 가까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목표물을 향해 저궤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Hypersonic Glide Vehicle)를 탑재한 로켓을 비밀리에 시험 발사하며 미국을 경악하게 한 바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수백 번 이상의 초음속 비행 시험을 실시했다"며 "미국은 여전히 수십 차례의 시험을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오커스 협력의 주요 타깃인 중국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5일 "세계에서 또 다른 우크라이나 위기를 보고 싶지 않으면,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발했다. 그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于人)' 속담이 있듯,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내 긴장 고조의 책임도 미국에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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