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야차'가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대중에게 극찬을 받았던 이전의 K첩보물 '베를린' '강철비'와 비교해도 아쉬움이 없는 영화다.
'야차'는 지난 8일 공개됐다. 이 작품은 국정원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과 특별감찰 검사, 그리고 각국 정보부 요원들이 중국 선양에서 벌이는 숨 막히는 접전을 그렸다. '프리즌'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나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야차' 속 대기업 비리를 수사하다 국정원 파견 검사로 좌천된 한지훈(박해수)은 지강인(설경구)이 이끄는 블랙팀의 특별감찰을 위해 선양을 찾는다. 한지훈이 자신의 시야 밖에서 작전을 수행하려 하는 블랙팀 요원들을 끈질기게 따라붙으면서 이들의 공조가 시작된다.
지강인과 한지훈은 모두 정의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가치관은 매우 다르다. 이에 티격태격하기도, 서로를 향한 깊은 신뢰를 드러내기도 한다. 지강인에게 정의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꼭 지켜야 하는 가치다. 반면 한지훈은 정의는 정의로운 방식으로 수호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은 함께 적에 맞서며 서로의 생각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다. 이들이 해결해야 하는 임무에는 남한, 북한, 일본 등 다양한 국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적은 내부와 외부에 모두 존재한다. 그 누구도 믿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강인과 한지훈은 서로를 향한 깊은 신뢰를 내비치며 임무를 수행한다.
작품의 배경이 선양인 만큼 화면을 수놓는 이국적인 풍경이 보는 이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한다. 임무를 수행하는 블랙팀 요원들의 화려한 액션은 눈을 즐겁게 해주고 설경구 박해수는 섬세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하는 케미스트리를 뽐낸다. 양동근의 활약 역시 빛난다. 그는 극 중간중간 유쾌한 웃음을 더한다.
'베를린' '강철비'와의 공통점·차이점
'베를린'과 '강철비'는 '야차'에 앞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첩보물이다. 두 영화는 각각 2013년, 2017년 개봉했다.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등이 출연했던 '베를린'은 716만 관객을 동원했다. 정우성과 곽도원의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강철비'는 445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베를린' '강철비'와 마찬가지로 '야차'도 화려한 액션 장면들로 시선을 모은다. '야차'의 촬영에 사용된 총기는 36정, 총알 수는 약 7,700발이다. 출연자들은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기본 사격 자세, 총기 파지법, 실탄 사격을 배웠다. 남북한 사람들의 만남을 담아냈다는 사실은 세 작품의 공통점이다.
'야차'의 경우 액션 장면 속 여성의 활약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 '베를린'에서 전지현이 맡은 련정희 캐릭터는 남편 표종성(하정우)의 보호를 받으며 적으로부터 도망쳤고, 납치당해 그를 유인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강철비' 속 전투 장면 또한 남성들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그러나 '야차'는 달랐다. 희원(이엘)은 블랙팀 요원으로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며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야차'에서는 반전도 유난히 크게 두드러진다. 관객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몇 가지 상황들이 긴장감을 더하고 극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놓는다. 첩보물의 주인공임에도 약간의 허당미를 지닌 캐릭터도 존재한다. 한지훈은 몸을 쓰는 일에 익숙지 않은 인물이다.
앞서 나현 감독은 '야차'의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첩보 액션물이 할리우드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동북아의 첩보 액션물도 재밌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야차'가 K첩보물의 힘을 증명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