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선 공약 '청와대 뒤 북악산 개방'
6일 일반 개방 앞두고 화기애애 '사전 답사'
"대통령경호처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정숙 여사가 세세한 것까지 주문했다고 해요. 어르신들도 다녀야 하니 경사, 계단 폭 등 지적을 많이 하셨대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여기 오는 길에 소화전이 설치되어 있는데 잘못될까 봐 문재인 대통령이 문을 다 열어보고 그랬습니다. '위험하다' '뭔가 좀 깊다' 이러면 본인이 다 열어보고, 챙겨보고... 몇 군데나 하시더라고요(웃음)."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의 5일 북악산 성곽 남측 산행에서는 북악산 개방에 대한 문 대통령 부부의 관심과 애정이 묻어났다. '북악산과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건 2017년 대선후보였을 때 문 대통령의 약속이었다. 북악산 남측 면은 6일 전면 개방된다. 2020년 11월1일 북악산 북측 면 개방이 이뤄진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이로써 1968년 무장공비 침투 사건(일명 1·21 김신조 사건)을 계기로 일반인 통행이 막혔던 북악산 길은 온전히 시민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시민 개방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문 대통령의 산행은 삼청안내소부터 법흥사터-청운대 전망대-청운대 쉼터-만세동산 약수터-청와대 경내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북악산이 우리 늘 보는 산이기 때문에 개방이 별것이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 나라든, 수도 도심지를 내려다 보면서 걷는 둘레길이 없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둘레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그동안 (청와대 인근) 개방에 노력을 기울였다"며 "상당히 보람 있는 일이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 또한 북악산 둘레길 개방 과정에서 각별한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유영민 실장이 김 여사가 세세한 부분까지 챙겼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미끄럼방지, 발 헛디딜까 봐 야광 표지까지 (김 여사가 챙겼다)"고 호응했다. 김 여사는 "여기가 다리가 많고 낭떠러지가 많아서 (둘레길 개방 후) 아이들이 떨어질까 봐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며 "'여긴 어떻게 하세요?' '여긴 계단길이 가파르다' 이런 이야기를 1년 반 동안 했다. 애정을 갖고 한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아내는 '북측 둘레길'을 '성곽 둘레길'로 하면 훨씬 정감이 있겠다(는 말도 했다)"고도 말했다.
산행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만세동산 약수터를 지나며 "여기가 기가 아주 좋은 곳이다. 오늘 기 많이 받고 가시길 바란다"라고 말하자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만세동방 성수남극'이라고 쓰인 약수터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약수를 떠간 곳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식목일을 맞아 청와대 녹지원에서 기념식수도 했다. 기념식수목은 제19대 대통령의 숫자와 같이 19년이 된 모감주나무로 골랐다. 문 대통령은 "모감주나무는 열매가 단단해 약재로 쓰이고 염주를 만들기도 해 '염주나무'라고도 불린다"며 "열매는 가을에 복주머니 모양으로 열리는데 풍요와 부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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