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번호 같으면 저장된 연락처로 인식되는 점 악용
SNS·휴대폰 해킹 신상 정보 빼내 번호 조작 범행
보이스피싱.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휴대폰 화면에 실제 가족 이름이 뜨도록 조작해 돈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등장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5일 휴대폰 연락처에 저장된 이름으로 발신인이 표시되는 신종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사례가 등장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가족이 걸었다고 생각해 전화를 받은 피해자에게 범인은 '납치했으니 송금하라' '알몸 사진을 보내라' 등의 요구를 했다. 피해자를 협박하려 피 묻은 사진을 보낸 경우도 있었다.
이런 수법은 대부분의 휴대폰 기종이 발신전화 번호의 뒷부분이 저장된 번호와 일치할 경우 저장된 번호 소유주를 발신자로 표시하는 점을 악용했다. 예컨대 범행 대상자 휴대폰에 저장된 가족의 전화번호가 '010-XXXX-XXXX'이라면 발신번호 뒷자리를 'XXXX-XXXX'로 조작해 가족이 전화한 것처럼 속이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휴대폰을 해킹해 신상 정보를 파악한 뒤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변작기를 동원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를 예방하려면 평소 개인정보를 잘 관리해야 한다"며 "범죄 조직이 정교하게 조작된 문자메시지로 휴대폰 해킹을 시도하는 만큼, 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 주소는 철저하게 확인하고 가급적 누르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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