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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지금도 우크라 나토 가입 반대 입장"... '침공 책임론'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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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지금도 우크라 나토 가입 반대 입장"... '침공 책임론' 부인

입력
2022.04.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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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전 총리, 2008년 나토 정상회의서
"정치적 조건 충족 안 돼" 우크라 가입 반대
젤렌스키, 전날 "부차로 초대해 보게 하고 싶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친러 정책 후회"

2018년 10월 27일 앙겔라 메르켈(왼쪽) 당시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시리아 내전 관련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년 10월 27일 앙겔라 메르켈(왼쪽) 당시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시리아 내전 관련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에 유화적인 성향을 보였던 독일의 과거 행보 탓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16년간 독일을 이끌었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반박하고 나섰다. 과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을 반대한 결정이 옳았다는 것인데, 공교롭게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대러 정책 실수를 인정하면서 묘한 대조를 이뤘다.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4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한 성명에서 “2008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의 결정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당시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독일과 프랑스가 반대해 가입이 무산됐다. 독일과 프랑스는 당시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댔다.

메르켈 전 총리의 성명은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독일과 프랑스의 반대로 나토 정상회의가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이지 않은 지 14년째 되는 날”이라고 언급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쿠레슈티 회담 당시 독일과 프랑스의 수장 메르켈 전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두 사람을 (러시아군의 학살이 벌어진)부차로 초대해 14년간 이어진 러시아에 대한 양보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 동안 독일과 프랑스 양국이 러시아에 대해 유화적 태도를 취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에 대해 “부차 등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잔혹한 행위를 보고 있으며, 러시아의 야만적 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한 독일 및 국제사회의 노력에 전폭적 지지를 보낸다”고 답했다. AFP는 메르켈 전 총리에 대해 한때 자유세계의 지도자로 칭송받았지만 최근 들어선 그의 업적에서 결함이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10월 25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왼쪽) 독일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7년 10월 25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왼쪽) 독일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반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의 대(對)러 정책이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메르켈 내각에서 2005년과 2013년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을 맡았고 2017년엔 대통령에 취임해 메르켈 전 총리와 합을 맞췄던 인물이다. 그는 이날 “내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를 지지했던 것은 분명히 실수였다”고 밝혔다. 노르트스트림2 사업은 메르켈 전 총리 시절 확정ㆍ추진됐다. 그는 “러시아를 더 이상 믿지 말라던 파트너들의 경고를 무시했다”며 “우리는 유럽 공동의 집을 짓는 데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과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다정하게 포옹하는 장면이 공개되는 등 친러 성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이제는 그 입장을 돌린 셈이다. 폴리티코유럽은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친밀했던 사회민주당(SPD) 출신인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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