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판교허브에 입주한 에바의 이훈 대표
자동차 충전기 전문기업 에바(EVAR)의 이훈 대표는 판로 개척이 막막했을 때 LH가 실증 테스트를 할 수 있게 해 줘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에바가 만드는 제품은 전선 한 가닥에 한 개의 충전기를 설치하는 일반 충전기와 달리, 한 가닥에 여러 대 충전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과부하가 걸려도 차단기가 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게 이 회사의 독보적인 기술. 그렇다 보니 설치ㆍ운영비를 최대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처음에는 판로를 찾지 못해 위기를 겪었다. 기술을 아무리 설명해도 객관적 평가자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애를 먹고 있을 때 LH가 기업지원허브 지하주차장에 2대를 설치해 실증자료를 축적할 수 있게 했다. 대형 공기업이 앞장서 설치했다는 것 자체가 공신력을 보증하는 것이어서 판로 개척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에바는 이 실증자료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원한 홍보 동영상을 바탕으로 미국 CES에서 2개의 혁신상을 타내는 쾌거를 이뤘다. 전기 충전기로 혁신상을 동시에 2개 수상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사무실이 있는 판교와 공장이 있는 기흥을 왕복하며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고정형 충전기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백화점ㆍ호텔ㆍ기업 등을 겨냥해 출시한 이동형 충전기도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동형은 바퀴 달린 축전지인데, 근력증강기술을 적용해 노약자들도 쉽게 이동시킬 수 있다. 차가 있는 곳으로 끌고 와 충전시킨 뒤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된다. 별도의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 효율적이고, 보통 충전에 2시간가량 걸린다.
이 대표는 충전기 사업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2030년쯤 내연기관 자동차가 퇴출된다는 전망을 감안한다면 2025년이면 엄청난 충전기 기반시설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에바는 각 아파트 주차장 칸마다 충전기를 설치할 꿈을 꾸고 있다. 나아가 독보적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패권도 노리고 있다.
이 대표는 “LH의 엄청 싼 임대료로 고정비를 줄일 수 있어 기술개발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LH나 정부, 대기업의 상생 프로그램이 좀 더 활성화하면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 전망은 훨씬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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