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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밖에 없던 창업 초반, 공기업 LH가 큰 힘 보태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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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밖에 없던 창업 초반, 공기업 LH가 큰 힘 보태 줘"

입력
2022.04.05 06: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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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판교허브에 입주한 에바의 이훈 대표

'에바'의 이훈 대표가 판교기업지원허브에서 LH의 지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에바'의 이훈 대표가 판교기업지원허브에서 LH의 지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자동차 충전기 전문기업 에바(EVAR)의 이훈 대표는 판로 개척이 막막했을 때 LH가 실증 테스트를 할 수 있게 해 줘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에바가 만드는 제품은 전선 한 가닥에 한 개의 충전기를 설치하는 일반 충전기와 달리, 한 가닥에 여러 대 충전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과부하가 걸려도 차단기가 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게 이 회사의 독보적인 기술. 그렇다 보니 설치ㆍ운영비를 최대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처음에는 판로를 찾지 못해 위기를 겪었다. 기술을 아무리 설명해도 객관적 평가자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애를 먹고 있을 때 LH가 기업지원허브 지하주차장에 2대를 설치해 실증자료를 축적할 수 있게 했다. 대형 공기업이 앞장서 설치했다는 것 자체가 공신력을 보증하는 것이어서 판로 개척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에바는 이 실증자료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원한 홍보 동영상을 바탕으로 미국 CES에서 2개의 혁신상을 타내는 쾌거를 이뤘다. 전기 충전기로 혁신상을 동시에 2개 수상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사무실이 있는 판교와 공장이 있는 기흥을 왕복하며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고정형 충전기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백화점ㆍ호텔ㆍ기업 등을 겨냥해 출시한 이동형 충전기도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동형은 바퀴 달린 축전지인데, 근력증강기술을 적용해 노약자들도 쉽게 이동시킬 수 있다. 차가 있는 곳으로 끌고 와 충전시킨 뒤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된다. 별도의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 효율적이고, 보통 충전에 2시간가량 걸린다.

판교 기업지원허브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에바'의 충전기.

판교 기업지원허브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에바'의 충전기.


이 대표는 충전기 사업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2030년쯤 내연기관 자동차가 퇴출된다는 전망을 감안한다면 2025년이면 엄청난 충전기 기반시설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에바는 각 아파트 주차장 칸마다 충전기를 설치할 꿈을 꾸고 있다. 나아가 독보적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패권도 노리고 있다.

이 대표는 “LH의 엄청 싼 임대료로 고정비를 줄일 수 있어 기술개발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LH나 정부, 대기업의 상생 프로그램이 좀 더 활성화하면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 전망은 훨씬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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